‘못말리는 결혼’, 허무한 결말로 아쉬운 종영 ‘아듀 시트콤이여!’
OSEN 기자
발행 2008.05.30 20: 34

신도시 개발로 땅값이 폭등해 졸부가 된 심말년(김수미 분) 여사와 그 가족들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이 아쉬운 종영을 맞았다. 5월 31일 방송된 KBS 2TV ‘못말리는 결혼’은 140회를 끝으로 7개월간의 대여정을 끝내며 시청자들에게 이별을 고했다. 아이를 갖고 싶은 구미호(박채경 분)와 왕기백(서도영 분)은 생각처럼 잘 되지 않자 상심했다. 기백은 풀죽은 미호를 달래고 ‘허니문 베이비’를 위해 제2의 신혼여행을 준비하지만 눈치 없는 가족과 호텔 직원들이 함께 가겠다고 달려들었다. 결국 정신없이 여행을 준비하던 사람들은 기백만 홀로 남겨둔 채 여행을 떠나며 이야기가 끝냈다. 시청자들은 마지막회인만큼 구미호-왕기백 커플이 아이를 갖는 기쁜 소식이나 채수정(정다영 분)과 삼백(김동욱 분)의 결혼으로 끝나길 기대했지만 엉뚱하게 끝나자 “허무하다”며 아쉽고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2007년 11월 5일 첫방송을 시작한 ‘못말리는 결혼’은 저조한 시청률로 마음 고생했다. 처음 편성됐을 때는 오후 6시 50분에 시작했지만 4월 1일 봄 개편을 맞아 오후 7시 40분으로 시간대를 이동하며 시청률 회생을 노렸지만 끝까지 반등은 없었다. 그러나 개성있는 캐릭터의 향연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사랑받았다. 연기 내공으로 코믹 캐릭터를 맡아 극의 중추 역할을 했던 김수미와 임채무의 활약도 뛰어났다. 영화 ‘못말리는 결혼’에 이어 이번 작품에도 참여한 두 사람은 잘난 아들 보는 낙으로 사는 졸부 심말년과 융통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있는 구청 만년 계장 구국을 맡아 큰 웃음을 선사했다.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변신도 눈길을 끌었다. 참하고 단아한 이미지의 채수정은 화가 나면 자신도 모르게 버럭했고 이백(이정 분), 삼백(김동욱 분)과 애절한 삼각 러브라인을 만들어갔다. 구미호는 사랑스러우면서도 푼수 같았다. 왕기백은 차준호(김정욱 분), 구충재(박진우 분)와 뭉쳐 진상 짓을 펼치기도 했다. KBS의 유일한 시트콤이 종영하면서 KBS 1TV, 2TV에서 이제 시트콤을 볼 수 없게 됐다. KBS는 침체된 KBS 2TV를 살리기 위해 시트콤 대신 일일극 ‘돌아온 뚝배기’를 편성했다. MBC에서 방송되고 있는 ‘코끼리’의 시청률도 높지 않아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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