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도 고마운 김태균의 부상투혼
OSEN 기자
발행 2008.05.31 08: 15

[OSEN=이상학 객원기자] “최악이에요, 최악.” 한화 ‘부동의 4번 타자’ 김태균(26)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 30일 청주 LG전을 앞둔 김태균은 꽤 지친 모습이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과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계속해 경기 출장을 강행하다 보니 차도가 보이지 않는다. 김태균은 “데뷔 후 이렇게 부상으로 고생한 건 처음이다. 지금 몸 상태는 최악”이라고 조용히 털어놓았다. 그러나 몇 시간 후 김태균은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다. 이날 경기에서 김태균은 홈런 하나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LG 선발 정찬헌의 가운데 몰린 141km 직구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정확히 보름 만에 홈런을 추가하는 순간이었다. 시즌 13호 홈런으로 이 부문 전체 3위. 토종 타자 중에서는 당당히 전체 1위다. 이어 7회말에는 우측 펜스를 그대로 맞히는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너무 잘맞아 오히려 단타가 될 정도로 큰 타구였다. 그동안 김태균은 부상이 많지 않은, 매우 건강한 선수였다. 김태균 스스로도 “그동안 결장한 경기가 별로 많지 않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2년차 시절이었던 지난 2002년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20여일 쉰 것이 부상의 전부였다. 그런 김태균을 바라보는 장종훈 타격코치의 마음도 아프다. 장 코치는 “부상으로 고생하는 (김)태균이를 보면 안쓰럽다. 그래도 경기에 출장한다고 하니 코치로서 정말 고맙다. 요즘 선수들은 자기관리한다고 알아서 적당히 빠지는데 (김)태균이는 안 그런다.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한화는 김태균이 결장한 10경기에서 2승8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김인식 감독조차도 “김태균이가 라인업에 있고 없고에 따라 전력의 차이가 크다”고 말할 정도. 그러나 김태균은 “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기보다 그냥 팀이 운이 좋지 따르지 않았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장종훈 타격코치는 “(김)태균이가 라인업에 없을 때 우리 팀이 느끼는 공백도 크지만 상대 팀에서도 쉽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아무리 막강 타선이라지만 (김)태균이가 있고 없고에 따라 차이가 크다. (김)태균이는 꼭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김태균은 올 시즌 42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리·13홈런·40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격 12위, 홈런 3위, 타점 4위를 달리고 있다. 장타율 전체 2위(0.652), 출루율 전체 12위(0.415)에도 랭크돼 있다. 장타율과 출루율 모두 팀 내 1위다. 둘을 합한 OPS는 당당히 2위(1.068)에 올라있다. 덕 클락(1.000)보다도 근소히 높다. 김태균은 “작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았다.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며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태균은 현재 910g짜리 방망이를 쓰고 있다. 조금 무거운 방망이지만 김태균은 “무게를 이겨낼 수 있다면 문제없다”고 말한다. 올 시즌 김태균은 확실히 다르다. 지독한 부상을 이겨낼 정도로 강해져있다. ‘연습생 신화’ 장종훈 타격코치도 보장하고 있다. 정말로 믿어볼만하다. 이제는 부상이 김태균의 가장 큰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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