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또다시 2연패를 당하며 약점을 노출했다. 특히 포지션 중복으로 인해 1군에 전격적으로 복귀해 대타 만루홈런을 때려낸 최동수(37)를 단 한 타석밖에 쓰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아쉬웠다. LG는 30일 청주 한화전서 6회 터진 최동수의 대타 만루홈런으로 6-6까지 추격했으나 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6-8로 패했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37)가 합류하기 전 4번 타자로 나선 최동수가 복귀전서 파괴력을 과시한 것은 고무적이었으나 페타지니와 중복된 수비 위치로 파괴력 과시는 한 타석에 그쳤다. 김재박 감독은 경기 후 "아쉬운 경기였다"라며 짧게 경기를 평했다. 짧은 한 마디였으나 여기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계투진서 가용 할만한 투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선발 정찬헌(18)을 교체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데도 이유가 있었으나 최동수가 타선서 빠져나가면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컸다. 특히 규모가 작은 청주구장이었음을 감안하면 거포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이날 선발 4번 타자로 나선 페타지니는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구색은 맞췄으나 모두 단타에 그쳤다. 4번 타자가 단타로 출루했다면 후속 타선서 결정타를 때려내야 했으나 7회 이후 득점타가 없었다. 최동수는 값진 홈런을 때려내고도 포지션 교통정리로 인해 2루수 채종국(33)과 교체되었다. 8회초 1사 1,3루서 타석에 들어 선 채종국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후속 타자들의 범타로 무득점에 그쳤다. 물론 후속타자로 들어선 조인성과 박용근이 각각 2루수 인필드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가장 컸다. 그러나 올시즌 득점권서 3할1푼 4홈런 25타점(31일 현재)을 기록 중인 최동수가 5번에 들어섰다면 승패 향방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상생'을 위한 포지션 이동도 불가능하다. 이미 10년 전에 포수 마스크를 벗은 최동수가 다시 안방마님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희박하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외야를 맡다가 무릎 부상 악화로 아픔을 겪었던 페타지니가 다시 외야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다. 구색을 맞추기 가장 좋은 방법은 페타지니와 최동수를 1루 혹은 지명타자 자리에 함께 넣고 최근 지명타자로 나섰던 조인성을 포수 자리에 놓는 것이다. 그러나 조인성의 올시즌 포수 방어율은 5.57로 올시즌 200이닝 이상 마스크를 쓴 포수들 중 가장 높다. 1루를 정리하면 베테랑 김정민(38)이 버틴 포수 자리로 고민거리가 옮겨진다. 새로 꺼내든 '페타지니 카드'가 기대치를 100% 이상 충족하고 4년 34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으며 팀에 잔류한 조인성이 공,수 만능의 모습을 보여주면 이 문제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LG는 완전히 어긋난 경우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일 현재 20승 34패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는 LG. 김 감독이 어떠한 '묘책'으로 교통정리에 성공하는 동시에 팀을 최하위 수렁서 구해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