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1루수 브룸바'로 재도약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5.31 15: 15

우리 히어로즈가 '1루수 브룸바'로 시즌 중반 재도약을 노린다. 히어로즈는 지난 30일 목동 롯데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달 18일 사직 롯데전 이후 42일 만에 거둔 홈경기 승리였다. 이로써 히어로즈는 7연패를 마감했을 뿐 아니라 홈 13연패를 마감, 역대 홈경기 최다 연패 기록(14연패) 타이의 불안감에서 해방됐다.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이날 브룸바를 선발 1루수로 출장시켰다. 주전들의 잦은 부상 때문에 선두 SK 못지 않게 선발 라인업 변경이 잦았지만 1루수 브룸바는 의외였다. 브룸바는 지난 2003년 한 차례 교체 1루수로 투입된 적은 있지만 선발 1루수는 한국 무대 처음. 3일 동안 펑고 훈련을 지켜 본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동안 히어로즈는 아킬레스 건염 부상 중인 브룸바가 붙박이 지명타자였다. 브룸바는 지난해 56경기에 외야수로 나서기도 했지만 올 시즌 두산과 개막전에 좌익수로 출장한 이후 지명타자로만 나서 반쪽짜리 선수가 됐다. 이에 따라 부상으로 수비는 힘들지만 타격이 되는 선수들이 늘어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송지만, 이택근, 전준호, 이숭용 등은 타격감을 살려놓기 위해서라도 지명타자 출장이 불가피했지만 브룸바를 빼지 않는 이상 힘들었다.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나왔다 출루하더라도 대주자로 교체돼 나가야 했다. 결국 브룸바의 1루수 출장은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해 준 것이다. 브룸바를 포함해 베테랑 선수들은 체력 안배 차원에서 수비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가며 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수비와 타순의 아쉬움도 동시에 어느 정도 해갈이 가능했다. 브룸바의 첫 1루 수비는 합격점이었다. 브룸바는 시작과 동시에 우려했던 부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0-1로 뒤진 3회 2루수 유재신의 바운드된 송구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해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괜찮았다. 4회 롯데 박기혁의 타구를 처리하던 유격수 황재균의 송구가 약간 왼쪽으로 치우쳤지만 감각적으로 태그아웃 처리했다. 6회에는 박현승의 타구를 잡아 투수 마일영에게 토스하기도 했다. 9회에는 김주찬의 타구를 잡아 황두성에게 던지며 경기를 끝냈다. 또 브룸바는 비록 5타수 무안타(1타점)에 그쳤지만 전체적인 타순은 짜임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유재신, 김남형, 황재균 등 젊은 선수들이 아래 위에서 안타를 터뜨리며 빠른 주루플레이를 선보였다. 이택근이 브룸바 앞에 송지만이 브룸바 뒤를 받쳐 무게감이 갖춰졌다. 권도영, 강병식, 전근표, 강정호 등 대타, 대주자, 대수비 요원들의 층도 훨씬 두터워진 느낌이다. 히어로즈가 1루수 브룸바를 통해 시즌 초반의 돌풍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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