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요즘 MBC 의 주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시청률이다. 한때 30%선을 돌파했던 시청률은 올 봄들어 영 힘을 못쓰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TNS코리아 집계 결과 14.5%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무한도전'의 말 그대로 '무대뽀'식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말 유재석을 비롯한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등 '무한도전' 5형제의 기네스 기록 도전이 그렇다. 멀리서 포도알 빨리 받기, 얼굴에 빨래집게 많이 집기, 오리발 신고 20m 달리기 등 말도 안되는 도전들을 무한 반복하면서 시청자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줬다. 애시당초 '무한도전'의 컨셉트가 화끈한 몸개그와 엉뚱한 설정을 통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무한도전' 홈페이지의 게시판 등에는 "멤버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도전 정신을 보니 초심으로 돌아갔다" "기네스 특집으로 모처럼 실컷 웃을수 있어 좋았다"는 칭찬 글들이 이어졌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무한도전'의 초심 복귀 지적들이다. 잠시 옆길로 새는 듯했던 프로그램의 도전 정신이 금세 제 길을 찾았다는 데 만족하는 시청자들이 다수였다. 말장난 '무한도전'보다는 몸으로 때우는 '무한도전'이 더 사랑받는 현실을 드러낸 셈이다. 이날 정형돈과 정준하가 머리를 망치처럼 사용해 제한시간 1분 동안 계란 으깨기에 나선 도전 등은 그 빠른 속도로 '기록 달성'(?)의 가능성을 기대케하기도 했다. 전혀 의미없는 기네스 도전만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미를 더한 것이다. 마지막에 펼쳐진 소형차에 사람 많이 타기 도전에서는 멤버 5명을 포함해 스태프까지 합세해 도전에 나섰지만 아쉽게도 한국 21명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한도전'은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최강자로 올라선 순간부터 딜레마와 침체라는 두 가지 암초에 걸렸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따라하기 프로들이 잇달아 생겨났고, '무한도전' 내부적으로는 하하의 입대라는 변화까지 발생했다. 또 지루한 내용의 여행 특집 등이 이어지면서 '예전의 무한도전이 아니다' '인기를 얻더니 힘이 빠졌다'는 평가들이 나오면서 시청률까지 떨어져 우려를 샀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일 뿐. 방영 초반 상당기간을 시청률 한자릿수에 머물면서도 자기 고집을 잃지않았던 프로그램답게 잠깐의 방황을 끝내고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얘기다. m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