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에 실패한 허정무 감독이 원정 2연전서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지난 5월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조 3차전 요르단과의 경기서 한국은 2-0으로 앞서가다 후반 들어 연달아 실점하며 2-2로 비겼다. 눈 앞에 있던 승점 3점이 1점으로 줄어들며 절반을 소화한 3차예선서 2승 1무를 기록해야 할 전적이 1승 2무로 바뀌고 말았다. 더욱이 힘든 원정길이 기다리고 있어 홈 경기 무승부는 아쉬웠다. 선수를 평가하는 눈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 허정무 감독의 용병술은 이날 완전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우선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된 점이 경기 후 기자회견서 허 감독도 인정했듯 2-1로 추격 당한 상황서 체력적으로 저하된 모습을 보인 김남일(31, 빗셀 고베)을 빼고 조용형을 그 자리에 투입한 것이다. 조원희(27, 수원)과 함께 더블 볼란테로 나섰던 김남일은 안정된 경기 운영을 통해 요르단의 공격을 허리서부터 저지했다. 김남일의 안정된 홀딩을 통해 경기를 지배했던 대표팀은 조용형이 투입된 후 요르단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김남일과 함께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던 조원희도 공격에 치중한 나머지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갑작스럽게 투입된 조용형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조용형을 기용하면서 스리백으로 전환해 최후방을 강화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곽희주와 이정수를 중앙 수비수로 내세운 전략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수원에서 완벽한 경기 운영을 맡았지만 이정수(29)는 중앙 수비수 보다는 측면에서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강민수(22, 전북)를 투입하지 않았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이날 허정무 감독이 전략으로 세웠던 것이 더블 볼란테에 이은 포백이었지만 후반서는 요르단에 공간을 내주며 힘든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안정환을 대신해 포스트플레이를 시도하기 위해 투입된 고기구(28, 전남)도 감독의 의중을 읽지 못하고 문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소득이 없었다. 경기를 뛰는 사람은 선수들이지만 운용에 있어서는 감독의 정확한 판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요르단과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이 남아있는 대표팀을 허정무 감독이 어떻게 변화 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