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세종'을 떠나보낸 KBS 1TV가 주말 저녁 시청률 경쟁에서 곤욕을 치루고 있다. 지난달 31일 하룻동안에는 단 한개의 프로그램도 10%선을 넘지 못하고 한자릿수 시청률을 맴돌았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KBS 1TV에서 최고 시청률은 오후 9시50분 방영된 '미디어 포커스'의 7.8%로 조사됐다. '가족오락관'부터 'KBS뉴스' '과학카페' '한국사전' 'KBS 뉴스 9'으로 이어지는 프라임타임 시청률은 불과 3.3~5.5%. 지상파 TV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낮은 수치였다. 이날 KBS 2TV에서 오후 7시40분 부터 한국과 요르단의 월드컵예선 축구 중계를 한 여파가 있었다지만 MBC나 SBS는 그렇게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스포츠 중계는 상대적으로 이를 즐겨보지않는 시청자층이 두터워 오히려 반사 이익을 얻는 경우까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KBS는 지난 4월 5일 주말 인기 사극 ‘대왕세종’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는 KBS2로 편성을 옮긴 뒤로 1, 2TV의 동반 부진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KBS 주말 대하드라마는 시청자 충성도가 높은 프로그램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당시 제작진측에서도 편성 이동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옮겨진 ‘대왕세종’의 시청률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간판 프로그램을 잃어버린 KBS 1TV의 시청률 저하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주말 하룻동안 전체 프로의 시청률 한자릿수라는 위기에 처한 배경이다. 광고 수익은 조금 늘었을지 몰라도 많은 시청자를 잃었다는 게 편성 이동 후의 KBS 주말 속사정이다. mcgwri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