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마케팅'에 웃음짓는 청주
OSEN 기자
발행 2008.06.01 08: 41

야구 열기가 뜨거운 것은 부산 '사직구장'만이 아니었다. 청주에 위치한 사직동 야구구장 또한 대단한 야구열기를 자랑했다. 지난 5월 30일부터 청주구장서 진행중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3연전은 청주 야구팬들의 사랑 속에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황사 경보와 내륙지방에 간헐적으로 내린 황사비로 야구열기를 기대하기 힘들었던 첫날부터 7500석 관중석이 모두 매진되는 등 홈경기를 주관한 한화 구단 관계자들은 2경기 연속 매진에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다. 3연전 첫 날 청주서 만난 한 야구팬은 "청주 사람들이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 데요. 황사라도 야구 보러 오는 사람은 많을 겁니다. 장종훈(현 한화 코치)과 송진우(42) 등 걸출한 스타들이 청주 세광고 출신 아닙니까"라며 자긍심을 나타냈다. 청주 팬들의 열기에 7500석 관중석은 더욱 더 협소해보였다. '걸어다니는 전설' 송진우가 프로통산 2000탈삼진에 도전했던 31일 경기서는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이미 오후 4시경 7500석이 모두 매진되었음에도 대기록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관중석만이 아닌 계단에 앉아서도 경기를 지켜봤고 주변 건물 옥상에도 팬들이 즐비했다. 비록 송진우의 기록 달성은 무위에 그쳤지만 팬들은 뜨거운 타격전을 지켜보며 주말 야구를 만끽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07년 초 1차지명 제도를 폐지하는 동시에 지역 연고제가 아닌 도시 연고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도시 연고제의 경우 6대 특별시 및 광역시에만 경기가 집중되는 한계를 비추게 된다. 청주구장의 뜨거운 열기는 도시 연고제의 아쉬움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제도를 통해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한 베테랑 우타자 와다 가즈히로(36)는 "고향인 기후현이 주니치 연고지인 나고야에서 가깝다. 야구 인생의 마지막을 고향 연고팀서 장식하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올시즌 주니치는 지난 4월 29일 기후 나가라가와 구장서 홈경기를 치렀고 주니치 유니폼을 입은 와다는 고향 팬들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으며 타석에 들어섰다. 또한 주니치는 아이치현 출신의 스즈키 이치로(35. 현 시애틀 매리너스)가 오릭스 블루웨이브서 각광을 받자 나고야 돔서 오릭스 홈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었다. 오릭스는 이치로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에도 2004시즌까지 나고야 돔서 1년에 두 경기씩 홈경기를 치르는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일본야구는 '스타 마케팅'을 통해 연고 1개 구장만이 아닌 타 구장서도 관중몰이에 힘쓰고 있다. 야구는 대도시 시민들만이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다. 장종훈과 송진우라는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한 청주의 '사직 구장'이 내뿜고 있는 뜨거운 야구 열기는 현재 한국야구에 여러가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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