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청주, 이상학 객원기자] “부담이 없지 않죠. 팀이 먼저가 되어야 하는데…” 1일 청주구장. 전날 대망의 2000탈삼진 도전에 실패한 한화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42)는 베테랑답게 여유를 잃지 않았지만 팀에 미안한 낯빛이었다. 지난달 31일 청주 LG전에서 대망의 2000탈삼진까지 4개를 남겨두고 선발등판한 송진우는 그러나 3⅓이닝 7피안타 2볼넷 6실점 4자책점으로 무너지며 조기강판됐다. 탈삼진은 딱 1개. 지난 2006년 4전5기 끝에 달성한 전인미답의 200승 달성 과정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다. 송진우도 “200승도 어렵게 달성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송진우는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초반부터 타자들에게 집중타를 맞고 대량실점하며 강판돼 아쉬움이 많았다. 사실 8개 구단 어느 팀도 절대 호락호락한 팀은 없다. 그래도 팀이 이겼으면 괜찮을텐데 팀까지 지는 바람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송진우는 “주위의 관심이 많아서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특히 팀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된다. 팀과 함께 잘 맞물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 참 아쉽다. 나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건 상관없지만 팀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진우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 특히 긍정의 힘을 빌렸다. 송진우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야구를 한다는 것을 또 야구장에 온다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야구하고 있다. 사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성적이 좋지 않은데 어떻게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겠나. 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야구하면 성적이 어느 정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단지 야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술을 마시더라도 몸에 좋다고 생각하며 마셔야 한다. 젊은 선수들도 그런 부분들을 잘 유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진우는 프로야구 사상 첫 20년차이자 최고령 선수로 오랫동안 야구를 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다른 선수들보다 몸도 빨리 풀리고 타고난 부분이 크다고 본다. 음식은 아무거나 잘 먹는다. 잡식이다. 그래도 육식은 많이 먹지 않는다. 고기집(개마고원)을 운영하면서 아무래도 고기를 많이 먹게 됐지만 체질적으로 육식을 잘 안 먹는다”고 밝혔다. 송진우는 대학생활과 올림픽으로 프로에 데뷔를 늦게 한 것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았다. “물론 기록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난 좋게 생각한다. 캠퍼스 생활로 얻은 소중한 추억들이 많다. 또 당시에는 대학에 가는 것이 당연시됐다”는 것이 송진우의 말이었다. 한편, 송진우는 은퇴시기와 그 이후 행보에 대해 “아직은 은퇴를 논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은퇴를 하게 된다면 감독·코치님하고 구단이랑 잘 상의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다. 지금까지 35년째 야구를 하고 있다. 한평생 야구를 했는데 계속해서 야구 쪽에 남아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