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에이스의 부상 이탈만큼 갈 길 바쁜 팀에 뼈아픈 것은 없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한화 이글스는 1선발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서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고민에 싸여있는 팀은 LG다. 2일 현재 22승 34패로 간신히 최하위서 벗어난 LG는 시즌 초반 어깨 통증으로 인해 3패 방어율 8.61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지난 4월 25일 2군으로 내려간 박명환(31)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명환은 오는 8일 미국으로 건너가 정밀 검진을 받은 후 수술과 재활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김재박 LG 감독은 지난 1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박명환의 이야기가 나오자 "일단 검진 결과가 나온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수술이 필요하다고 결과가 나올 경우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기게 된다"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현재 LG 선발진서 경기를 믿고 맡길 만한 투수는 11승을 합작한 좌완 봉중근(5승)과 크리스 옥스프링(6승) 정도에 그친다. 만약 박명환이 어깨 수술로 올 시즌 상당 기간 결장한다면 이는 선발진에 치명적인 공백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여진다. LG의 한 구단관계자는 "국내서 검사를 받은 결과 재활로도 치유가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선수 본인이 수술을 원하고 있어 미국으로 보내 정밀 검진을 받게 하는 것"이라며 "팀이 다급한 상황에서 박명환까지 이탈하게 되면 올 시즌 투수진 운용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것 같다"라고 밝혔다. 29승 25패를 기록하며 4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또한 배영수(27)의 부상으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 배영수는 지난 1일 왼쪽 갈비뼈 부근 통증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갔다. 2006시즌 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쉬었던 배영수는 올 시즌 3승 4패 방어율 4.32로 당초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선동열 삼성 감독 또한 "시즌 초 (배)영수가 등판 다음 날 손이 붓는 등 가벼운 수술 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구위 또한 아직까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삼성이 외국인 타자 제이콥 크루즈를 내보내고 우완 톰 션을 데려온 데에는 한창 성장 중인 박석민, 채태인 등 젊은 타자들에 대한 기대감에도 이유가 있으나 배영수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크다. 5위(27승 27패)로 한 발 물러서 있는 한화의 김인식 감독 또한 프로 데뷔 후 첫 1군 엔트리서 말소된 류현진(21)의 공백으로 마음고생을 겪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5월 31일 2군으로 내려간 류현진에 대해 묻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서 제외했다. 2군에 있는 우완 김백만을 곧 1군에 올릴까 생각 중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류현진은 지난 5월 30일 LG전서 힘에 부쳐 밀어던지는 듯한 투구를 보여주며 5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6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상군 투수코치 또한 당시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공을 잡아채서 던지는 감이 덜했던 것 같다. 6회 갑자기 흔들리며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라고 평가했다. 박명환과 배영수는 손민한(33. 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국내 3대 우완'으로 꼽히는 정상급 투수들이며 류현진은 프로야구 26년 역사 상 전무후무한 'MVP-신인왕 타이틀 동시 석권'의 주인공이다. 실력이 확실하게 검증된 에이스들의 이탈이라 소속팀에는 크나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등판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지는 1선발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 티켓 또한 그만큼 멀어진다. 어느새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페넌트레이스서 과연 어떤 에이스가 먼저 팀을 구해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hul@osen.co.kr 박명환-배영수-류현진.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