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펑크' 채병룡, "속죄하는 마음으로 던졌다"
OSEN 기자
발행 2008.06.02 07: 45

"감기 몸살로 컨디션 관리에 소홀해 동료들에게 불편을 끼쳤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던졌다". 지난달 27일 KIA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예정되었던 채병룡(26, SK)은 갑작스러운 감기 몸살로 등판이 취소됐다. 당시 3연패에 빠졌던 SK는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채병룡이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아쉬움은 컸다. 그러나 전날 식사 도중 술을 마신 탓에 감기 몸살에 걸린 걸 알게 된 김성근 감독은 자기 관리 소홀로 벌금 100만 원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속죄하는 뜻에서 머리를 짧게 자른 채병룡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이틀 연속 패배를 설욕했다. 채병룡은 시즌 6승째를 올렸다. 특히 최근 5연승을 질주 중인 삼성의 막강 타선을 상대로 단 1점도 내주지 않을 만큼 완벽투를 뽐냈다. 채병룡의 속죄투에 타자들도 11개의 볼넷과 19안타를 몰아치며 18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날 팀의 18-0 승리를 이끈 채병룡은 "감기 몸살로 컨디션 관리에 소홀해 동료들에게 불편을 끼쳤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던졌다"며 "내가 그런 마음으로 던지니 동료들도 많은 점수를 뽑아줘 편하게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채병룡은 "경기 초반 공이 가운데 몰려 다소 고전했으나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 (정)상호의 투수 리드가 뛰어났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케니 레이번(34)이 부진으로 2군행 통보를 받은 가운데 팀 선발진이 다소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채병룡은 "내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 만큼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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