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와 앤 서방 커플은 집들이 손님들에게 삼겹살을 구웠다. 뚱보 정형돈은 손님으로 오자마자 소파에 누워 구르더니 음식 타박을 했고 채연은 새신랑에게 묘한 눈길까지 보냈다. 젊은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우리 결혼했어요'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을 부활시키고 있다. 옛날 '몰래카메라' '양심 냉장고' 등을 앞세워 대한민국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했던 '일밤'은 최근 수 년동안 시청률 하락으로 절치부심하는 중이었다. TNS코리아의 조사결과 1일 '일밤' 1부는 수도권과 서울에서 시청률 20%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요즘 최고라는 KBS 2TV '1박2일'의 '해피선데이'가 16.4%에 머무는 동안 앞으로 성큼 나아갔다. '일밤' 1부의 전국 시청률은 18.8%. '일밤'은 지난 주 예능 프로그램들의 시청률 순위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일밤' 부활의 힘은 변신에서 비롯됐다. 이경규 등 몇몇 인기 개그맨 MC의 주도 아래 변함없던 '일밤' 포맷에 올해들어 자주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드디어 1일부터는 남들보다 앞서 '일밤' 진행 체제를 1, 2부로 분리, 인기코너 ‘우리 결혼했어요’를 1부에 따로 편성하는 강수를 뒀고 제대로 들어맞았다. 선행주자인 '해피선데이'가 '1박2일' 효과를 살리기 위해 1 프로 3 코너 체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동안, '자신있는 코너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일밤’의 김구산 프로듀서는 지난 달 30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 근처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우리 결혼했어요’가 1부에, ‘고수가 왔다’와 ‘세상을 바꾸는 퀴즈’가 2부에 배치될 예정”이라며 “일단 이렇게 가지만 나중에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시간 넘게 방송되는 요즘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1,2부로 나누는 것은 여러가지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첫째 몇 개 코너로 나누어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사라진다. '해피선데이'가 '1박2일'을 주력으로 편성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둘째 1부와 2부 중간에 광고 타임이 삽입되는 까닭에 시청자 이탈이 많아진다. 실제 이날 '일밤' 1부가 고공비행을 한 데 비해 2부는 9.4%로 예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셋째 시청률이 낮은 2부에 편성되는 코너들의 출연 및 제작진의 상대적 박탈감이다. 지금까지와 달리 시청자들이 코너별 인기도를 쉽게 파악할수 있다. 그럼에도 '일밤' 제작진이 모험을 감수하면서 1, 2부 분리를 감행한 이유는 위기감이다. 이 상태로 '일밤'을 방치할 경우 MBC 간판 예능의 위용을 되찾기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 최근 시청자 원성이 자자했던 ‘불가능은 없다’, ‘간다투어’ 등의 코너는 뜸 들이지 않고 없앴으며 ‘동안클럽’, ‘경제야 놀자’ 등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던 보증수표 코너들에 대한 미련도 포기했다. 결국 시청자와의 빠른 소통을 강조한 제작진의 빠른 대응에서 '일밤'의 부활 준비는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던 셈이다. mcgwir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