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간, ‘이 맛에 산다’
OSEN 기자
발행 2008.06.02 09: 07

[기자수첩]‘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KBS 2TV ‘해피선데이-이 맛에 산다’를 보면 생각나는 말이다. 지난 1일 ‘하이파이브’의 후속으로 첫 방송된 ‘이 맛에 산다’가 식객 7명의 산만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 이 코너는 조혜련 현영 정지영 이무송 붐 김신영 김수현 등 7명의 ‘먹을 것’에 목숨을 건 식객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음식을 눈 앞에 두고 벌이는 공복 퀴즈 쇼를 컨셉트로 했다. 하지만 ‘음식’과 ‘퀴즈’가 따로 놀아 정신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해설자와 캐스터로 등장한 이병진과 김태훈의 입담까지 가세해 코너의 리얼리티나 재미를 더하기는 했지만 음식과 상관없는 퀴즈와 식객들의 말장난들이 쉴 새 없이 오고 가 전체적으로 정신 없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7명이나 되는 식객들의 자질도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하이파이브’가 끝난 뒤 바로 ‘이 맛에 산다’에 모습을 보인 조혜련과 현영 때문에 새 코너에 대한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또한 대리 번역 논란 이후 2년 만에 컴백한 정지영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아직은 미적지근한 편이다. 버라이어티에 첫 출연한 탤런트 김수현은 아직은 미흡하지만 버라이어티에서 살아남는 법을 조금씩 터득하며 적응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 밖에 이무송 김신영 붐 역시 톡톡 튀는 말솜씨로 코너의 재미를 더하지만 과도한 오버액션으로 흐름을 끊는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식객 7명에 2명의 해설자, 총 9명이 등장하는 코너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각의 개성을 살리되 자연스러운 조화와 흐름을 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 ‘이 맛에 산다’는 각자의 개성만 추구할 뿐, 서로 조화를 이루는 데는 미흡하다. 최근 먹거리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의 행복한 식사를 위해 기획된 ‘이 맛에 산다’는 당초 ‘여성 버라이어티’에 이은 ‘식사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첫 방송에서 겪은 시행착오들을 거울 삼아 최초로 시도된 ‘공복 퀴즈쇼’의 묘미를 잘 살려야 한다. 더 이상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간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ricky33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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