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후배들이 언젠가는 내 기록을 깰 것이다. 우리팀 후배 (정)민철이가 가장 근접하지 않았나 싶다.” 한화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는 투수 관련 기록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전인미답의 최다승(206승)을 비롯해 투구이닝(2917⅓이닝)·탈삼진(1997개) 모두 역대 1위에 랭크돼 있다. 프로야구 사상 첫 20년차 선수이자 최고령 선수답게 오랜 세월을 그라운드에서 누비며 작은 기록을 하나하나 모아 태산이 된 대기록을 만들었다. 삼성 선동렬 감독도 “참 대단한 친구다. 앞으로도 (송)진우 같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 기록들도 많이 깨야 한국프로야구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송)진우는 그래서 참 대단하다”고 극찬을 할 정도다. 매해 괴물들이 나타나는 등 많은 투수들이 있지만 송진우의 대기록을 따라갈 만한 투수는 많지 않은 것이 또 한국프로야구의 현실이다. 젊은 투수들은 앞날이 어떻게 될지 누구도 모르며 베테랑 투수들은 또 나이가 차 예전 같이 않다. 하지만 송진우는 주저하지 않고 후보를 꼽았다. 다름 아닌 ‘오래된 팀 후배’ 정민철(36)이었다. 송진우는 “그러고 보면 (정)민철이가 나랑 비슷한 길을 걸어온 것 같다.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성적을 거뒀고 침체기를 겪은 과정도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나이별 기록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17년차이자 15번째 시즌을 치르는 정민철은 개인 통산 159승을 거두고 있다. 최다승에서 송진우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거둔 투수가 바로 정민철이다. 개인 통산 투구이닝도 2299이닝으로 역시 송진우 다음이다. 좌완을 대표하는 송진우라면, 우완을 대표하는 투수가 정민철이 되는 것이다. 개인 통산 탈삼진은 1611개로 송진우(1997개)-이강철(1749개)-선동렬(1698개)에 이어 역대 4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이강철과 선동렬은 현역에서 은퇴했다. 정민철은 향후 5년 정도는 더 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민철은 지난해 26경기에서 12승5패 방어율 2.90으로 호투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10년 만에 2점대 방어율을 회복하며 제2선발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하와의 전지훈련에서 무려 1700투구를 소화하며 젊은 선수들 저리가라 할 정도로 투혼을 불살랐다. 올 시즌 목표도 200이닝으로 잡았다. 한 시즌 200이닝 투수가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민철의 200이닝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상군 투수코치도 “(정)민철이가 캠프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며 도전정신을 높이 샀다. 올 시즌 제2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정민철은 11경기에 선발등판해 4승5패 방어율 4.74 WHIP 1.42 피안타율 2할9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다소 부진한 편. 이유는 있다. 허리 통증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군 코치는 “(정)민철이가 잘 해주고 있지만 지난해보다는 부진하다. 허리 통증이 있기 때문이다. 전지훈련 때부터 훈련을 너무 많이 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민철은 많이 또 오래 던지고 싶어 한다. 정민철은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될 수 있으면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며 뜨거운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렇다면 정민철이 송진우의 대기록을 차근차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송진우는 “(정)민철이가 이제 기교파로 완전히 변신했다. 5년 정도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서 지금 정민철의 나이는 한창이다. 송진우는 만 36살이었던 지난 2002년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당시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그 때 팬들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내건 플래카드 문구가 ‘왜 이제야 주시는 거예요’였다. 올해 정민철의 나이도 만 36살이다. 정민철도 아직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이 없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