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포수 리버탈, 12달러에 은퇴한 사연
OSEN 기자
발행 2008.06.03 01: 59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에서 14년을 뛴 베테랑 포수 마이크 리버탈(36)이 유니폼을 벗었다. 리버탈은 2일(한국시간) 은퇴를 공식 발표한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플로리다 말린스의 경기가 열린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시구를 하고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이날 그는 데이빗 몽고메리 필라델피아 사장이 주머니에서 꺼내준 현금 12 달러를 받아쥐었다.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선수에게 건넨 위로금이 단돈 12 달러라니. 그러나 이 돈은 리버탈이 반드시 받아야만 하는 돈이었다. 가 3일(한국시간) 소개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38경기에 나선 리버탈은 사실상 은퇴 상태였다. 다저스를 떠난 후 소속팀을 구하지 않은채 새로운 생활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리버탈이 누구인가. 94년 필라델피아에서 데뷔해 무려 13년간 '필리'의 안방을 책임진 살림꾼 아닌가. 필라델피아로서는 뭔가 의미 있는 행사가 필요했다.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공식 은퇴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했다. 그래서 구단은 리버탈과 접촉했다. 다시 경기에 뛸 필요는 없지만 필라델피아 신분을 되찾기 위해서는 '서류상' 계약이 필요했다. 그래서 구단은 리버탈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리버탈은 곧바로 정든 홈팬들 앞에서 은퇴를 발표할 수 있었다. 선수와 구단간 계약에는 반드시 '금전적인 조건'이 붙어야 한다. 형식적인 계약에 불과하지만 일정액의 돈을 줘야 했다. 몽고메리가 건넨 현금 12달러는 리버탈의 '연봉'이었다. 계약 시점부터 12달 동안 매달 1달러씩 봉급을 지불한다는 의미에서 12달러를 일시불로 건넨 것이다. 90년대 중반부터 필라델피아의 안방마님 역할을 수행해온 리버탈은 탁월한 투수리드와 만만치 않은 타격의 소유자였다. 99년 타율 3할 31홈런 96타점으로 첫 올스타에 뽑혔고, 이듬해에도 올스타 축제에 초청됐다.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매년 100경기 이상 안방을 책임진 리버탈은 2006년부터 급속히 쇠퇴했다. 그해 67경기에 나선 후 재계약에 실패, 이듬해 다저스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타율 2할3푼4리 1타점에 그친 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타율 2할7푼4리에 150홈런 610타점을 남겼다. 그는 1139 경기에 포수로 나서 필라델피아 구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리버탈은 "필라델피아에서의 13년은 특별했다. 어떤 종목에서든 이토록 오랜 기간 한 팀에서 뛴 경우 흔치 않은데, 정든 구단에서 은퇴를 하게 돼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workhorse@osen.co.kr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