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에 굶주린 여심, 스크린 적실까
OSEN 기자
발행 2008.06.03 07: 25

화려한 패션과 자유분방한 섹스, 그리고 여유로운 여피족 생활을 즐기는 여성 뉴요커 4명이 지금 미국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동명의 인기 TV 드라마를 영화로 만든 '섹스 앤 더 시티'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2일자(현지시간) 인터넷판 영화면 톱기사로 지난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를 제패한 '섹스 앤 더 시티'를 다뤘다. 뉴욕 맨해탄의 한 극장 매표구 앞에 일렬로 늘어선 뉴욕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다.
기사에 따르면 '섹스 앤 더 시티' 관객의 85%가량이 여성이며 대다수가 그룹을 이뤄 표를 구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산층 여성들의 호응에 힘입어 이 영화는 개봉 첫 주말 무려 557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수익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의 성적. 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 개봉일 기록은 2005년 윌 스미스 주연의 '미스터 히치 -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의 4300만 달러였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돌풍에 미국 언론이 주목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영화기 비수기에 대기록을 세웠다는 것과 비록 개봉 2주차에 들어서기는 했지만 액션 어드벤처의 대명사 '인디아나 존스 : 4'를 물리쳤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23일 막을 올린 '인디아나 존스 4'는 당초 기대와 달리 박스오피스 2주 연속 정상 등정에 실패하며 2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섹스 앤 더시티'가 성인용 R등급의 불리함에다 스크린 수도 1000여개 가량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뉴욕 타임스'는 당초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섹스 앤 더 시티'의 개봉 성적을 2006년 개봉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2750만 달러 정도로 예측한 것으로 썼다.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20세기 폭스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도 여성 관객 위주의 흥행을 주도한 바 있다.
주연공 캐리 역의 사라 제시카 파커는 '뉴욕 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섹스 앤 더 시티'의 대성공은' 경탄할만한 일이다. 우리는 관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장되서 겸손한 자세로 기다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렇다면 5일 개봉할 '섹스 앤 더 시티'의 국내 성적은 어떨까. 각종 영화사이트 등에서는 뛰어난 예매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선뜻 흥행 성공을 단언하기는 힘들다. 한국 극장가에서 여성 관객 위주의 로맨틱 코미디, 특히 여성 주도의 관계를 다룬 사랑물이 성공을 거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화끈하고 대담한 성적 묘사로 미국 드라마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섹스 앤 더 시티' 극장판이 국내 심의에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것도 흥행에는 큰 부담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TV드라마를 영화로 옮긴 '섹스 앤 더 시티'는 뉴욕의 여피족 커리어 우먼 네명을 주인공 삼아 그들의 소비지향적이고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과감히 드러냄으로써 전세계 여성 시청자들을 환호케 했던 작품이다.
제작자인 마이클 패트릭 킹은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볼거리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솔직하고 섹시한 토크는 더욱 대담해졌으며 화끈한 베드신은 더욱 강도 높아졌다"고 '섹스 앤 더 시티' 극장판의 파격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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