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양의 뒤풀이 야구]‘여우’ 김재박 감독, “원칙대로 할 뿐이다”
OSEN 기자
발행 2008.06.03 08: 17

최근 프로야구판에서는 ‘그라운드의 여우’인 김재박(54) LG 트윈스 감독의 어필이 화제이다. 김 감독은 KIA 강속구 신예 선발 투수 이범석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기던 손에 입김을 불어넣는 습관을 지적하기 시작해서 한화 ‘괴물투수’ 류현진의 팔뚝 테이핑, 그리고 두산 구원투수 이재우의 고글 선글라스테 등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감독이 이처럼 이전에 문제삼지 않았던 행위들을 갑자기 이슈화한 것을 두고 대개는 팀이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재우의 안경테가 반짝인 것은 맞다”면서도 “재박이 형 속이 오죽 타겠는가. 그 심정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며 연민의 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김재박 감독 그만하시지’라며 훈수를 뒀고 선동렬 삼성 감독은 이재우의 안경테에 대해 문제삼을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을 보였다. 김재박 감독의 어필이 조금 지나쳤다는 것이 대개의 반응들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김재박 감독은 단호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요즘 많이 독해졌다. 잦은 어필이 부진 탈출의 한 방안인가’라는 물음에 김 감독은 “원칙대로 할 뿐이다”고 대답한다. 김 감독은 “투수는 타자가 어필하면 몸에 부착된 투구와 상관없는 것들은 모두 제거해야 한다. 귀걸이, 목걸이, 안경테 등 타자의 타격에 방해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은 타자가 어필하면 제거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가 어렸을 적에는 투수는 선글라스조차도 쓰면 안된다고 배웠다”고 밝혔다. 최근에 두산 이재우를 비롯해 한화 문동환 등이 선글라스 안경을 쓰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지만 선글라스를 문제삼지 않는 것은 시대를 반영한 일로 그나마 봐주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어필을 계속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도 “문제될 것이 있으면 당연히 어필해서 바로잡을 것이다. 난 원칙대로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의 투수 부착물과 습관에 대한 어필에 대해 투수출신 감독들과 타자출신 감독간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명유격수 출신인 김재박 감독과 포수 출신의 김경문 감독은 타자출신으로 타격에 방해가 될 수 있는 투수들의 부착물은 제거해야 한다는 태도이다. 반면 투수출신인 김성근 감독과 선동렬 감독은 ‘문제 될 것 없다’는 의견이다. 지난 주말 꼴찌에서 간신히 탈출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김재박 감독의 ‘독한 야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승부사 기질’이 남다른 김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상대의 허점을 잘 파고들어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심리적인 요인도 많이 작용하는 야구라는 특성을 잘 활용하는 김재박 감독의 다음 타깃은 어디가 될지 궁금하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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