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 VS 마술사, 적개심 가득한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8.06.04 08: 37

KBS 2TV ‘스펀지 2.0’의 마술 해법 공개로 벌어진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많은 마술사들과 네티즌이 이번 방송을 통해 마술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며 방송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이번에 마술 해법이 공개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작권’을 이유로 비난에 나섰다. '스펀지'에 출연하는 최현우가 자신의 저작권이 아닌 마술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저작권이 아니다. 마술 해법 공개는 처음이 아니다. TV를 통해 마술쇼를 가졌던 많은 유명 마술인들은 간단한 마술을 공개해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스펀지 2.0’ 역시 마술이 대중적인 관심을 얻는데 일조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마술사 이은결 역시 자신이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탔고 마술계의 발전에 방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측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인기 마술사 이은결은 자신의 개인홈페이지를 통해 “해법 공개는 마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떨어뜨리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스펀지 2.0의 가장 큰 폐해는 마술을 단순한 속임수나 장치, 카메라 트릭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도록 비춰졌다는 것이다”며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공개한 마술은 대부분 오래된 것이라 이미 많이 알려졌다. 또 카메라가 있어야 할 수 있는 마술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하기 힘들다. 정말 신선한 마술은 시연만 했을 뿐 방법을 공개하지 않아 오히려 방송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방송을 통해 마술사들이 많이 불편했다면 미안하지만 실질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생각하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마술 공개 수위를 조절해야 하지만 ‘수위’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마술에 문외한 제작진은 방송을 준비하면서 최현우에게 전적으로 의존했고 그는 이번 쟁점에 대해 대다수 마술사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제작진은 기획 단계에서 더 많은 마술사와 대면하고 마술협회, 학회 등 단체의 입장을 물어 마술계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그러나 마술사들 역시 감정적으로 대처하고 중언부언하며 논란을 가중시켰다. ‘스펀지 2.0’ 에서는 몇 주에 걸쳐 마술 공개했지만 제작진에게 직접 항의하거나 연락을 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30일 마술사 김주엽씨의 일인시위가 문제가 된 뒤인 1일, 마법학회 홍보실은 관련 사항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예민한 사안인만큼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몇 주 동안 태평하게 관망한 샘이다. 김주엽씨도 성급한 태도를 취했다. 거대 조직인 KBS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제작진과 연락을 시도해본 뒤 일인시위를 해도 늦지 않다. 제작진 역시 이 점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 최현우 마술사를 향한 마녀사냥도 문제다. 이번 일로 최현우 마술사가 마술학회에서 제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술학회 탈퇴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며 그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이 점을 마술학회와 협회, 제작진이 전화 통화로 확인시켰다. 하지만 마술협회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현우 마술사를 협회에서 제명시켰다고 밝혀 석연치 않는 점을 남겼다. 제작진은 2일 “오늘 처음으로 마술학회와 통화했고 원만히 잘 해결됐다”고 전했다. 마술학회는 “수위 조절해 방송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락되는 듯한 이 사건이 마술사들의 KBS 출연 거부로 재점화될 조짐이다.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 논쟁의 핵심이 무엇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채 서로 윈윈해야 할 두 산업이 대립 상황에 놓여있다. miru@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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