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군단의 공격력 강화를 위해 올 시즌 3루수로 전향한 이대호(26). 타격감 저하와 부상 위험 때문에 그의 포지션 변경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나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강습 타구도 손쉽게 잡아내며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다. 경남고 시절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대호는 투수 출신답게 강한 어깨에서 뿌리는 송구는 일품. 지난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이대호의 화려한 수비는 단연 돋보였다. 이날 3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병살타 2개를 처리하며 팀의 2-1 승리를 주도했다. 0-2로 뒤진 두산의 4회초 공격. 선두 타자 김현수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1루를 밟았다. '클린업 트리오' 고영민-김동주-홍성흔으로 연결돼 실점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호는 고영민의 내야 땅볼 타구를 잡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8회에도 이대호의 부드러운 수비는 진가를 드러냈다. 선두 타자 이성렬이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뒤 7번 오재원이 유격수 쪽 깊은 타구를 때린 뒤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하며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원아웃 주자 1루. 타석에는 8번 채상병. 롯데 선발 마티 매클레리와 볼 카운트 1-1에서 3구를 그대로 당겼다. 이대호는 채상병의 타구를 잡아 곧바로 2루수 조성환에게 송구했다. 조성환은 1루 주자 오재원을 2루서 아웃시킨 뒤 1루로 던져 타자 주자까지 1루를 밟는데 실패했다. 위기마다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위기를 잠재운 셈. 이대호의 3루 수비는 결코 낯설지 않다. 지난 2004년 3루수로 128경기에 출장했고 2005년에도 88경기에 나섰다. 실책은 각각 13개와 12개로 무난한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에도 대표팀의 3루수 겸 4번 타자로 나섰던 이대호는 2006년 강병철 감독 취임 후 타격에 전념하라는 뜻에서 1루로 포지션을 옮겼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도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대호의 뛰어난 수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매클레리가 8이닝까지 대단한 투구를 펼쳤다. 3루수 이대호가 중요한 병살타 2개를 잘 처리했다". 이대호의 성공적인 포지션 변경으로 롯데는 '3루 안정과 공격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