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곳에서 제 몫을 펼쳐줬다. 지난해 코치 연수를 받다가 다시 현역으로 복귀한 포수 김정민(38. LG 트윈스)의 최근 활약은 3연승의 발판이 되었다. 김정민은 3일 잠실 삼성전서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팀 승리에 공헌했다.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4회 쐐기점이 되는 1타점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는 동시에 선발 봉중근(28)을 노련하게 이끈 투수 리드 또한 돋보였다. 특히 김정민의 투수 리드는 5회초 빛을 발했다. 김정민은 삼성 선두타자 진갑용을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안쪽 커브를 주문해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낙차와 각이 컸던 봉중근의 너클 커브도 뛰어났지만 직구 위주 피칭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끈 뒤 안쪽 변화구로 결정구를 주문한 김정민의 투수 리드가 눈부셨다. 다음 타자 김창희를 상대로 위축되지 않는 투수 리드를 펼친 것 또한 돋보였다. 김정민은 바깥쪽 직구와 안쪽 커브로 볼카운트 2-1을 만든 뒤 바깥쪽 걸치는 직구를 다시 한 번 주문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미세하게 벗어나며 볼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봉중근의 제구력에 믿음을 가졌던 김정민의 투수 리드는 눈여겨 볼 만 했다. 김정민은 풀카운트 상황서 봉중근에 다시 한 번 안쪽 커브로 결정구를 주문해 김창희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며 1루 땅볼을 유도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자칫 볼넷으로 타자를 출루시킬 수 있던 순간이었으나 배터리 간의 강한 믿음을 알 수 있던 순간이었다. 경기 후 김정민은 "(봉)중근이의 구위가 좋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투수 리드를 펼치고자 했다. 제구를 낮게 할 수 있도록 리드를 펼쳤다"라며 "워낙 직구구위가 뛰어났기 때문에 공격적인 리드를 가져갔다"라는 말로 선발 봉중근을 칭찬했다. 뒤이어 그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진지하게 가져가려고 노력 중이다. 모든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낼 수는 없겠짐나 매 경기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는 것이 목표다"라며 공격력보다 투수 리드에 중점을 두었다. 그의 말에는 언제나 동료와 팀을 먼저 생각하는 신중함이 물씬 배어나왔다. 김정민은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했던 90년대 LG와 현재의 LG가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LG는 열심히 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잠재력이 있는 팀이다. 당장의 성적이 아닌 앞으로에 더 기대를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라며 자신의 바람을 밝혔다. 자신의 성적보다 팀의 장래를 먼저 생각한 김정민. 16년 간 LG를 지킨 그의 존재는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LG에 숨은 원동력과도 같다. chul@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