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마약을 팔다 구속된 전 메이저리그 스타가 14년 만에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주인공은 1977∼85년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 동안 활약한 윌리 메이스 에이킨스(54). 1975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LA 에인절스)에 드래프트 전체 2번으로 입단한 에이킨스는 한때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타자였다. 7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79년 타율 2할8푼 21홈런 81타점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이듬해에도 2할7푼8리 20홈런 98타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이후 캔자스시티와 토론토를 거치면서 5시즌 연속 두자릿 수 홈런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에이킨스는 큰 경기에 강했다. 캔자스시티가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80년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끝내기 타점을 기록해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월드시리즈 1경기 2홈런을 두 차례나 기록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본명이 윌리 에이킨스인 그를 팬들은 왕년의 강타자 윌리 메이스에 빗대 윌리 메이스 에이킨스로 불렀다. 선수로서는 이른 시기인 30세에 현역 생활을 마감한 그는 그러나 야구판을 떠나자마자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94년 3월 캔자스시티 경찰은 마약 단속 작업을 벌였는데, 이 와중에 그가 경찰에 검거된 것이다. 에이킨스는 마약 가운데 가장 위험한 물질인 크랙 63g을 손님으로 위장해 접근한 한 경찰에게 팔다 걸렸다. 법원은 한때 메이저리그의 스타였던 그에게 무려 20년 8개월을 선고했다. 그가 구속될 당시 마약에 관한 미국 법은 일반 코카인보다 크랙 코카인에 유독 엄격했는데, 크랙 복용자가 더 폭력적인 성향을 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이 수색한 그의 방에 총알이 장전된 총기가 발견된 것도 중형의 한 이유였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지난 5일(한국시간) 에이킨스는 형 집행정지로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크랙에 관한 법이 너무 잔인하다는 목소리가 지난해부터 공론화된 결과 지난 3월 미 의회가 새로운 법률을 제정해 소급 적용하면서 에이킨스는 14년에 걸친 감방생활을 마감할 수 있었다. 2만 명의 다른 재소자와 함께 완화된 법의 적용을 받아 출소한 그는 < ESPN >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구속 당시 기억이 지워지지 않았다"면서도 "흥분되고 구원을 받은 느낌이다. 세월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새로운 세계로 돌아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workhors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