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들은 노래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를 통해 다양한 능력을 뽐내고 쇼버라이어티 프로그램 MC로도 활발히 활약하고 있다. 앨범홍보나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가수들이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건 긍정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아이러니도 있다. 가수들이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늘고 만능엔터테이너로 활약할수록 정작 본업을 위한 가요 프로그램 출연이 힘든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가수 MC몽은 지난주(5월 30일) KBS 2TV ‘뮤직뱅크’ K-차트에서 4집 타이틀곡 ‘서커스’로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금요일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해피선데이-1박 2일’ 촬영 때문에 같은 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뮤직뱅크’ 무대는 사전녹화로 대체한다. ‘1박 2일-문경 편’에서는 인터넷 화상 채팅을 통해 ‘뮤직뱅크’와 생중계로 5월 첫째주 1위 기쁨을 누리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최근 4년 만에 6집 앨범을 들고 가수 컴백한 이지훈은 공교롭게도 KBS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도 비슷한 시기에 캐스팅됐다. 이지훈은 오랜기간 6집을 기획해왔고 연기와 노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에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할 발판이 될 ‘너는 내 운명’ 출연을 결심했다.
그렇지만 화요일 드라마 세트 녹화가 있는 날이라 같은 날 녹화하는 ‘윤도현의 러브레터’ 출연을 못하고 있다. 가수들이 가장 허심탄회하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유일한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이 어려워지자 소속사도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의 인기 커플인 알렉스가 코너를 하차한 이유도 새 앨범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컴백을 앞둔 가수들은 불규칙적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고정 프로그램이 큰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는 게 가요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몇몇 가수들은 MC로 활동하면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더욱 자주 얻기도 한다. 가요 프로그램 MC를 맡는 경우다. 빅뱅, 원더걸스, 슈퍼주니어, 은지원, 에픽하이 등은 가요 프로그램 진행을 하면서 적어도 다른 가수들과의 출연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누릴 수 있었다.
mir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