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작은 고추가 매울까?
OSEN 기자
발행 2008.06.05 09: 34

평균 제작비 20~30억 원의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걸스카우트’ ‘흑심모녀’ ‘아버지와 마리와 나’ ‘그녀는 예뻤다’ 등등. 개봉 전후의 상황이 좋지는 않다. 박스오피스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할리우드 불록버스터가 점령했다. 1위인 누적관객수 297만의 ‘인디아나 존스4’(735개 상영관)를 필두로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 ‘88분’ ‘아이언맨’ 등이 포진해 있다. 또한 5일에는 애니메이션의 강자 드림웍스의 야심작 ‘쿵푸팬더’와 미드 열풍의 원조 ‘섹스 앤 더 시티’ 두 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12일에는 ‘인크레더블 헐크’가 분노에서 깨어난다. 할리우드 영화의 기세가 등등한 가운데 잔잔한 감동과 재미로 버무려진 작은 예산의 한국영화가 관객들에게 매운 맛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걸스카우트’ – 나문희 김선아 이경실 고준희 제일 먼저 거친 여성들이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갖췄다. 6월 5일 개봉하는 영화 ‘걸스카우트’다. 봉촌 3동 여인들은 곗돈을 떼이고 이들은 직접 범인을 잡으러 나섰다. 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할머니와 인형에 눈을 붙이며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는 40대, 유치원 셔틀 버스를 몰아 모은 돈으로 밥집을 차리길 꿈꾸는 30대, 지질한 삶이 죽도록 싫은 20대 골프캐디. 이들의 돈이 털렸다. 나문희 김선아 이경실 고준희는 악에 받쳐 돈을 찾아 나선다. 김선아는 거침없이 운전대를 돌리고 용의자와 과격한 액션도 불사한다. 러닝타임 100분의 빠른 전개와 네 배우들의 호연, 막판까지 알 수 없는 곗돈의 향방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흑심모녀’ – 김수미 심혜진 이다희 이상우 12일 개봉하는 ‘흑심모녀’의 감동도 만만치 않다. 제목만으로 야릇하게 흑심을 품은 아낙들의 좌충우돌 남자 쟁탈전을 상상한다면 그건 지나친 흑심이다. 사이가 그다지 좋지 못했던 세 모녀는 4차원 꽃미남 준으로 인해 서로에게 무심했던 마음을 치유해간다. 생계를 위해서 자신을 돌아볼 겨를은 조금도 없었던 아줌마 남희(심혜진)의 심적인 변화 또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순수한 청년 준의 출연으로 삭막해진 이들의 집에 꽃이 피고 그들의 마음에도 꽃을 피운다. 로맨틱 판타지 ‘흑심모녀’의 주된 배경이 되는 세 모녀의 집도 동화처럼 아름답게 담아냈다. ‘그녀는 예뻤다’ – 김수로 강성진 김진수 박예진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장르인 애니그래픽스 무비가 온다. 영화 ‘그녀는 예뻤다’가 12일 개봉한다. 1차적으로 실사 촬영을 한 후에 애니메이션을 덧입히는 로토스코핑 과정을 거친 실사애니메이션. 세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각각의 세가지 방식을 담았다.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면서도 현실적인 사랑을 담은 스토리가 절묘하게 만나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스크린 위에 펼쳐진 애니메이션 영상 뒤로 배우들의 목소리와 실제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보는 재미를 준다. 실사였다면 담기 힘들었을 감성들을 담아냈다. ‘아버지와 마리와 나’ - 김상중 김흥수 유인영 12일 개봉하는 ‘아버지와 마리와 나’는 추억의 노래들로 관객들을 회귀하게 한다. 마리화나면 다 되는 전설의 철부지 록스타로 변신한 김상중과 행복하기를 꿈꾸는 너무 일찍 철이 든 그의 아들 김흥수가 있다. 두 사람은 산울림의 ‘어디로 갈까’와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를 부르며 스크린을 행복한 음률로 채운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작은 휴식과 여유를 들려주는 메시지와 정겨운 멜로디가 흐르는 음악영화다. crystal@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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