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시애틀 매리너스가 레즈비언 커플에게 경기장 내 키스를 제재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애틀 내에서는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AP통신이 6일(한국시간) 전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시브리나 게레로라는 한 여성 팬은 지난달 26일 시애틀과 보스턴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이프코필드를 찾았다. 그의 옆에는 애인이 있었다. 게레로와 동행한 애인은 남자가 아닌 여자. 이들은 레즈비언 커플이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은 이들은 입을 맞추며 사랑을 확인했다. 그러자 경기장 안내요원이 다가와 "애인과 키스하지 말라"며 제재했다. 이 요원은 "경기장에는 어린이가 다수이고, 이들 부모는 여자들끼리 왜 키스를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는 또 다른 여성팬의 불만을 전했다.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키스를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은 게레로는 불쾌감에 어쩔줄 몰랐다. 경기장을 나오자마자 이 사실을 주위에 떠벌렸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지역 미디어의 레이더망에 이 사실이 포착됐다. TV와 라디오, 인터넷 블로그에서는 큰 논란이 벌어졌다. 시애틀은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미국 내에서도 게이, 레즈비언들에게 유독 우호적인 도시다. 그런데 이들 성적 소수자의 권리가 짓밝혔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시애틀 구단에 대한 비난이 난무했음은 물론이다. 그러자 구단은 부랴부랴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레즈비언 커플이 경기장에서 상대의 몸을 더듬는 등 보기 민망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안내 요원의 행동은 적절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키스를 아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키스를 하되 수위를 낮춰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게레로의 주장은 다르다. 자신들은 마늘 프라이를 먹으면서 '간단한' 키스만 나눴을 뿐 몸을 더듬은 적은 없다고 했다. 좀처럼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구단은 몸을 낮췄다. 게레로에 따르면 구단의 한 관계자가 직접 자신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단 대변인은 AP통신의 문의에 확인을 거부했다. '이성간 키스는 가능하되 성적 소수자의 키스는 안된다'. 시애틀 구단의 방침과 관련한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저조한 성적으로 골치 아픈 시애틀이 언제쯤 내우외환에서 벗어날지 모르겠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