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지난해 9월 전격적으로 타자 전향을 선언한 이후 2군서 각고의 노력을 쏟았던 김광삼(28)이 꺼낸 첫 마디였다. 김광삼은 올시즌 2군서 33경기에 출장해 3할5푼1리(134타수 47안타) 5홈런 24타점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비춘 끝에 지난 3일 전격적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재박 감독은 김광삼을 1군으로 올린 데 대해 "임팩트 시 힘을 모으는 요령을 알고 있었다. 2군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1군에 올렸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호주 마무리 훈련부터 검게 그을린 얼굴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연습 벌레' 이미지를 다시 한 번 선수단에 각인시킨 김광삼이 타자로 얻은 1군서의 첫 기회였다. 김광삼은 비록 2경기서 대타로 출장해 2타수 무안타(5일 현재)에 그쳤다. 그러나 그는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김광삼은 3일 경기 9회초서 마지막 3개의 플라이 타구가 모두 좌익수 쪽으로 향할 때 신중하게 글러브를 오른손으로 받치는, 가장 기본적인 수비 자세를 보여주며 모두 아웃 카운트로 연결시켰다. 5일 경기서도 김광삼은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1루 땅볼을 치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투지를 보여주었다. 비록 아웃되기는 했으나 적지 않은 나이에 선수 생명을 걸고 야수로 전향한 그의 허슬 플레이는 그저 눈요기 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김광삼은 5일 경기 전 "기본기부터 확실하게 훈련했다. 투수로 뛰었던 경험이 어떻게 보면 커다란 이득이 되는 것 같다"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훈련을 마치고 가쁜 숨을 고르던 김광삼이었으나 그의 표정은 너무나 밝았다. 다음은 김광삼과의 일문 일답이다. -지난 3일 경기서 글러브를 오른손으로 받치며 포구한 좌익수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기본기부터 착실히 훈련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수비 훈련만이 아니라 다른 훈련도 정말 열심히 했다. 기본기부터 다시 배우는 중이다. -1군에 올라오면서 1년 선배 안치용, 동기 봉중근 등 신일고 전성기를 함께 이끈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고교 시절은 그 당시일뿐이다. 프로에 와서 다시 1군서 만났다는 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다만 중-고교 시절 함께했던 선배, 동기와 같이 야구를 한다는 것은 형언하지 못할 유대감을 던져주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의미를 둘 수 있겠다. -김 감독이 타격 임팩트 순간 힘이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더 배워야 한다. 차츰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더욱 연마해야 할 단계다. -2군 경기서 낮은 공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며 히팅 포인트가 흐트러지는 경우를 보여주기도 했다. 인정한다. 그러나 상대 투수들마다 기량 차가 있게 마련이다. 모두 낮게 깔리는 공을 항상 던지는 것은 아닌지라 그에 따라 자기 공이 왔을 때 적절한 배팅을 펼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전신인 MBC 시절 투수로 신인왕을 차지했다가 타자로도 전향했던 김건우 엑스포츠 해설위원의 예가 있다. 김 위원의 특별한 조언이 있었는지. 직접 대면해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그러나 글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라'는 조언을 읽었다. 따뜻한 말씀에 감사할 따름이다. -1군서는 야간 경기가 많다. 3일 수비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글쎄. 잠시 나왔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느끼지 못했다. -프로 무대서 투수로 뛰었던 경험이 타석에 섰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맞다. 타석에 들어서서 '내가 투수라면 이 공을 던질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고 타석에 들어서게 된다. 투수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타격에 나서기 때문에 수싸움 능력면서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