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최하위' 고전하는 한화 양훈
OSEN 기자
발행 2008.06.06 07: 34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4년차 우완 양훈(22)이 고전하고 있다. 양훈은 지난 5일 광주 KIA전에 선발등판했으나 5이닝 7피안타 4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선발패를 당했다. 올 시즌 벌써 6패째를 당하며 팀 선배 정민철(한화)·이대진(KIA)과 함께 최다패 부문 공동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선발전환 이후 데뷔 첫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및 선발승으로 한창 주가를 올린 양훈은 그러나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피칭으로 원위치했다. 올 시즌 성적은 3승6패 방어율 7.56.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방어율 최하위다. 지난 2005년 속초상고를 졸업하고 2차 1번으로 한화로부터 지명받은 양훈은 데뷔 첫 해 22경기에서 3승6패 방어율 5.8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엿보였다. 매년 조금씩 기록적으로는 발전했지만 눈에 보이는 성장세가 더뎌 아쉬움을 남겼다. 2005년 2차 지명에서 뒤이어 지명된 오승환(삼성)·윤석민(KIA)의 성장과 활약에 비하면 더욱 초라했다. 그래도 한화에 몇 안 되는 젊은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올 시즌에도 중용되고 있다.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양훈은 페이스를 뒤늦게 끌어올렸다. 시즌 첫 3경기를 불펜에서 구원등판했지만 이후부터 선발로 전환했다. 김인식 감독은 “처음부터 양훈을 선발로 쓸 생각이었는데 팔꿈치 부상으로 계획에 차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훈은 4월9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선발패했지만, 이후 3경기 연속으로 선발승을 거두며 껍질을 벗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달 3일 대구 삼성전에서 3⅔이닝 10실점으로 무너진 뒤로 특유의 ‘들쭉날쭉한’ 피칭을 거듭하고 있다. 잘 던지다가도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해 대량실점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그 사이 방어율도 크게 치솟았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선발등판과 함께 투구내용이 발전됐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성적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일 청주 LG전에서는 또 구원등판으로 ⅔이닝 2실점했다. 양훈은 “내가 생각해도 들쭉날쭉한 것이 문제”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신인 시절을 제외하면 이렇게 붙박이 선발로 나오는 건 처음이다. 특별히 선발체질은 아닌데 적응해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상군 투수코치도 “기복 심한 피칭이 문제다. 제구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전지훈련 동안 팔꿈치가 아파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코치는 “선수 본인이 볼 스피드에 욕심이 있다. 아무래도 젊은 투수들은 구속에 민감한 편이다. 그런데 스피드도 제구가 안 되면 소용없다. 일단 제구를 가다듬는 것이 우선이다. 키가 큰 만큼 구속의 약화를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양훈의 평균 직구 구속은 130km 후반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부상으로 많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만큼 날이 지금보다 더워지면 구속이 더 오를 가능성은 있다. 양훈은 가진 것이 많은 투수다. 한화 팀내에서는 물론 프로야구 전체에서 3번째로 신장(192cm)이 큰 투수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꽂는 피칭 스타일이 강점. 게다가 꽤 묵직하고 지저분한 볼 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구종이 단조롭고, 제구가 안정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양훈은 “남들이 더럽다고 말하는 투심 패트스볼말고는 던지는 구종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좋은 체격조건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양훈은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다만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이왕이면 롯데 장원준처럼 껌을 씹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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