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8년간이나 1차 지명을 못 했잖아.” 우리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이 최하위로 추락한 팀 사정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 감독은 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그냥 얼라들 키우는 맛에 산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시즌 초반 한 때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오는 등 돌풍을 일으켰던 히어로즈는 그러나 추락에 추락을 거듭한 끝에 20승34패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겨우내 구단인수·연봉문제로 제대로 된 전지훈련을 치르지 못한 히어로즈의 추락은 일견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동계훈련의 부족보다 선수난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이 감독은 “8년간 1차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이 이제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마땅한 대체요원이 없다. 1차 지명이면 그해 고교 에이스급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을 지명 못해 선수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 매년 성적이 좋아 2차 지명에서도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지 못했다. 2군에서도 내야수가 없어 외야수가 대신 내야수로 뛸 정도로 선수자원이 부족하다”고 한탄했다. 실제로 히어로즈가 모태로 삼은 현대 유니콘스는 지난 2000년 서울 입성을 위해 인천·경기·강원 연고를 신생팀 SK에 내준 뒤 자금난으로 임시거처가 된 수원에 무려 8년간 주저앉았다. 이 기간 동안 현대는 1차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최하위로 처진 적도 없어 2차 지명에서도 상위순번을 얻지 못했다. 현대의 전성기를 이끈 선수들이 이제는 베테랑이 됐지만 아직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시즌에는 베테랑 선수들마저 번갈아가며 부상을 당해 고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외국인 투수 제이슨 스코비를 퇴출한 히어로즈는 올 시즌 외국인선수를 클리프 브룸바 한 명으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이 감독은 “외국인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보다 차라리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박노준) 단장에게도 외국인선수 한 명 없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