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덕담, "이종범 바람, 더욱 세게 불어라"
OSEN 기자
발행 2008.06.06 18: 45

"바람아 더욱 세게 불어다오". 어느 유행가 가사가 아니다. 진심이 담긴 말이다. 선동렬(45) 삼성 감독이 한때 자신의 후배였던 KIA 이종범(38)에게 건넨 덕담이다. 부진했던 후배의 부활을 반가워하면서 계속 상승세가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6일 삼성-KIA 광주경기에 앞선 이종범은 원정팀 관계자실을 찾았다. 광주에 오면 선 감독이 앉아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곳이다. 해태와 주니치 시절 선배였던 선감독에게 인사차 들린 것이다. 화제는 전날 이종범의 외야석 공 투척사건이었다. 이종범은 8회초 수비에서 볼카운트를 착각하고 외야석에 던지는 진풍경을 빚었다. 선 감독은 "경기 끝나고 광주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TV를 켰는데 그 장면이 나와서 한참 웃었다"며 껄껄댔다. 이종범은 "그 플레이 때문에 아들 녀석에게 혼났습니다. 제가 아웃카운트를 착각할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며 웃었다. 이종범의 아들 정후는 광주의 야구 명문 서림초등학교에서 대를 이어 야구선수로 뛰고 있다. 이어 선 감독은 "요즘 잘하고 있어 보기 좋다. 올해는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바람이 앞으로 주욱 세게 불기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종범도 "잘하겠습니다. 감독님"이라며 다시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지금은 다른 팀 소속으로 갈려 있지만 두 사람은 해태 영광의 역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다. 불세출의 명투수와 불세출의 타격천재로 해태를 최강팀의 반석에 올려놓았다. 지난 99년 일본 주니치에서도 함께 우승을 일궈냈다. 그래서인지 적장이지만 후배 이종범을 생각하는 선 감독의 마음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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