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정말로 극적인 2000탈삼진이었다. 한화 ‘최고령 선수’ 송진우(42)가 프로야구 사상 첫 대망의 2000탈삼진을 달성했다. 그 작성 순간이 매우 드라마틱했다. 8회초 아웃카운트를 2개를 잡은 송진우는 이미 한계 투구수가 넘은 상황이었다. 올 시즌 김인식 감독은 송진우의 한계 투구수를 70개부터 잡고 있다. 그러나 8회초 2사에서 송진우의 이미 98개였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 타이였다. 그 때 이상군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포수 신경현도 이상군 코치와 발맞춰 마운드로 향했다. 송진우는 글러브를 감싼 채 이 코치와 한참 대화를 했다. 대전구장을 메운 관중들은 “송진우, 송진우”를 연호하며 교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 팬들의 간절한 바람대로 이 코치는 송진우에게 공을 뺏는 대신 어깨를 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송진우는 곧바로 3번 타자 송지만을 상대했다. 초구는 바깥쪽 낮은 134km 직구로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걸친 스트라이크였다. 이어 2구째는 바깥쪽으로 뺐다. 이어 3구째 124km짜리 체인지업이 바깥쪽에 걸치며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볼카운트 2-1. 유리한 상황에서 송진우는 118km짜리 커브를 던졌다. 바깥쪽 낮게 떨어진 커브는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났다. 이영재 주심은 미동하지 않았고 송진우는 아까운 듯 두 팔을 살짝 벌리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송진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마지막 투구가 된 109구째 회심의 공을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택했다. 공은 원바운드로 급격하게 떨어졌고, 송지만은 땅에 떨어지는 공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대망의 2000탈삼진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2000탈삼진 달성 순간 700발의 폭죽이 터졌고 관중들과 선수단은 기립박수를 쳤다. 송진우는 모자를 벗어 관중들에게 답례했고, 관중들은 파도타기 응원으로 송진우의 2000탈삼진 달성을 축하했다. 송진우는 “이상군 코치께서 올라온 것은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오늘 경기에서 탈삼진 3개 정도는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이 코치님께서 마운드에 올라오셨을 때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2000탈삼진 달성 순간에 대해 송진우는 “송지만 타석 때 볼카운트가 2-0이라 낮게 승부하려고 의식했다”고 설명했다. 대망의 2000탈삼진은 말 그대로 극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