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놀라운 피칭이었다. 비록 아깝게 선발승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2000탈삼진 대기록 달성에 걸맞은 피칭으로 살아있는 전설의 위력을 과시했다. 다름 아닌 한화의 ‘최고령 선수’ 송진우(42)가 그 주인공이다. 한화 송진우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대망의 2000탈삼진 달성에 성공했다. 송진우는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프로야구 사상 첫 2000탈삼진까지 딱 3개를 남겨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송진우는 불안했다. 1회초부터 안타와 볼넷 2개로 위기를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실점을 하지 않고 위기를 넘겼지만 이미 투구수가 25개로 불어나 있었다. 2회에도 안타와 볼넷을 1개씩 허용하며 고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송진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3회부터 급속도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3회초 첫 타자 송지만을 볼카운트 2-1으로 몰아넣은 뒤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때부터 삼진을 역이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3회 2사 후 정성훈에게 6구째 몸쪽 꽉차는 136km 직구로 스탠딩 삼진을 잡아냈다. 3~4회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한 송진우는 5회초 첫 타자 황재균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송지만을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6회초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은 송진우는 7회초 2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특유의 능숙한 견제로 2루 주자 유재신을 견제아웃으로 잡아내는 노련미를 발휘했다. 8회초는 마지막 고비였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이상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대전구장 팬들은 송진우의 이름을 연호했고 이상군 투수코치는 송진우의 어깨를 한 번 두드리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송진우는 혼신의 힘으로 송지만을 또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전인미답의 20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이날 송진우는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올 시즌 가장 많은 투구수 109개를 던지며 무려 8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투수구 및 투구이닝이었다.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으로 무실점. 경기 초반에만 하더라도 투구수 증가로 고전하는듯했지만 산전수전에 공중전과 국제전까지 겪은 베테랑답게 철저한 투구수 관리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날 호투로 송진우는 방어율도 4점대(4.28)에서 3점대(3.73)로 낮췄다. 직구 최고구속은 겨우 136km. 노장은 전설이 됐지만 여전히 현역이라는 타이틀로 지금도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히어로즈 선발 마일영의 피칭도 만만치 않았다. 송진우의 2000탈삼진 도전이라는 부담스러운 경기에 선발등판한 마일영은 그 기에 전혀 눌리지 않은 피칭으로 팽팽한 투수전을 연출했다. 9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연장전에 가지 않고 팀 타선이 딱 1점만 뽑아줬어도 완봉승이 될 수 있는 대단한 피칭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였으며 시종일관 힘있는 공으로 한화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했다. 비록 송진우는 2000탈삼진을 달성한 날 승리라는 열매를 맺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일영과의 팽팽한 투수전은 2000탈삼진 경기를 더욱 오랫동안 팬들의 뇌리에 깊게 남도록 만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