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프런트, "입장권 부탁 때문에 죽겠심더"
OSEN 기자
발행 2008.06.07 08: 05

롯데 자이언츠 구단 직원들이 끊임없는 입장권 부탁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령탑 출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한 롯데는 6일 현재 페넌트레이스 2위(30승 23패)를 달리며 구도 부산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거침없는 고공 행진 속에 구단 직원들은 쉴새 없이 밀려드는 입장권 부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심하다. 구단 직원 A씨는 "입장권을 부탁하는 전화가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홈 6연전을 통해 평균 100 여 통의 전화를 받았다. 친한 친구나 선후배보다 연락이 끊어졌던 사람들의 문의 전화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A씨의 설명. A씨는 "수 년 전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후임부터 속된 말로 사돈의 8촌까지 전화해 표를 구해달라고 한다"며 "조금이라도 미안한 기색 없이 구단에 근무하기 때문에 다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업보다 입장권 부탁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바쁠 정도다. 이어 "입장권 뿐만 아니라 사인볼, 유니폼도 그냥 나온다고 여긴다. 이제는 특정 선수의 사인볼이나 유니폼을 달라고 주문(?)할 정도"라며 "이번 사직 6연전에 비라도 내리게끔 기우제를 지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B씨는 최근 불쾌한 일을 겪었다. 친구의 선배가 대뜸 전화와서 표를 구해놓으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던 것. "모르는 사람이 전화와서 친구 이름을 들먹이며 표를 구하라고 하는데 정말 불쾌했다"며 "우리가 말하면 다 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씨는 올해 들어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휴대 전화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는 절대로 받지 않는다. 10통 가운데 9통이 입장권을 구해달라는 전화이기 때문. 전화벨이 울리면 액정에 뜬 번호부터 확인한다. 행여나 부탁을 거절이라도 하면 온갖 욕을 다 먹는다. 그들의 표현처럼 '야구단에 근무하는게 죄'인 셈. 롯데의 선전 속에 구단 직원들은 기쁨보다 얇아지는 지갑과 늘어나는 신용카드 청구액에 한숨만 내뱉을 뿐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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