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유격수 자리니까 수비에 더 애착이 가죠" 두산 베어스의 5년차 유격수 김재호(23)가 지난 5일 사직 롯데전 5회말 수비 실책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김재호는 웃음을 보이며 인사를 나눴지만 팀의 5연패와 자신의 수비 실책이 떠올랐기 때문인지 밝은 웃음을 보이지는 못했다. 김재호는 5일 경기서 6회 우중간 2루타를 치는 등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5회말 정보명이 친 라인드라이브 성 타구를 놓친 일을 떠올렸다. 이는 정수근의 2타점 우전안타까지 연결되며 1-2 역전패의 빌미가 되었다. 김재호는 "그걸 잘 잡았어야 했는데 선수단에 미안할 따름이다"라고 이야기한 뒤 "왼 손바닥을 맞고 튕겨나간 타구였다. 글러브가 새 것이라 덜 길들여진 데도 이유가 있었고 (정)보명이 형 타구가 '휴대전화 매너모드'처럼 흔들리며 날아오는 경우가 많기도 했으나 어쨌든 잡지 못했던 내 잘못이 컸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중앙고 시절과 프로 초년생 시절 그는 손시헌(현 상무)처럼 역모션 동작으로 송구하기보다 강하고 빠른 타구라도 자연스럽게 송구로 연결하는 동작이 인상적이었던 유망주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정면 타구에 대응해 달려드는 수비만이 아닌 빠른 타구 처리에서도 다소 미흡한 모습을 노출했다. 상무 복무 이전의 이야기를 꺼내자 김재호는 "그 당시에는 공을 잡고 힘을 모았다가 1루로 던져도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기에 타이밍이 충분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워낙 발이 빠른 타자들이 많아서 송구 동작도 빠르게 가져가려 한다. 그러다보니 공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라며 조급함에서 기인한 것임을 이야기했다. "팀의 5연패를 끊고 싶다"라며 다시 훈련에 나선 김재호는 6일 경기서 2루타와 3루타를 기록하는 등 4타수 3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홈런이 있었다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으나 선제 득점을 이끌어내는 등 9번 타자의 역할을 120% 이상 충실하게 해냈다. 수비에서도 실수 없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10-2 승리에 공헌했다. 공격보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재호. 그는 '완성형 유격수'로 거듭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웃고 있다.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