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메이저대회 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월드컵보다 더 치열하다는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의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8강에 진출할 게 거의 확실한 D조는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세 팀의 혈투가 예고되고 있다. 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FIFA랭킹 8위)와 '바이킹군단' 스웨덴(30위) 그리고 '히딩크매직' 러시아(24위)의 치열한 쟁은 D조를 또 다른 죽음의 조로 만들고 있는 이유다. ▲ '무적함대' 스페인, 메이저 대회 징크스 타파를 노린다 스페인은 유로 2008의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에서 어떤 성적도 내지 못했던 징크스는 스페인에 대한 평가를 인색하게 만드는 요소다. 스페인은 유로64 우승 이후 16강 혹은 8강에서 탈락하는 것이 일상사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의 지휘 속에서 환골탈태한 스페인은 '우리는 달라졌다'고 외치고 있다. 스페인의 강점은 역시 특유의 오밀조밀한 패싱 플레이다. 짧은 패스를 반복하며 상대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스페인은 세스크 파브레가스, 다비드 실바, 샤비 알론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겠다는 기세다. 호안 카프데비야와 카를로스 마르체나, 카를레스 푸욜, 세르히오 라모스가 구축한 짠물 수비까지 고려하면 스페인이 유로 2008에서 '역사창조'를 노리는 지 알 수 있다. 또 그 뒤에는 '야신' 이케르 카시야스가 버티고 있다. 8강 진출을 기본으로 내심 우승을 노리고 있는 스페인도 고민은 있다. 바로 민족간의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여기에 페르난도 토레스와 다비드 비야의 부상이 가볍지 않다면 스페인의 도전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 '디펜딩 챔피언' 그리스, 유로2004의 재현을 꿈꾼다 유로2004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토대제' 오토 레하겔 감독이 이끄는 그리스가 있었다. 파죽지세로 앙리 들로네컵을 손에 쥐었던 그리스는 유로 2004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레하겔 감독은 그리스에 탄탄한 수비를 선물했다. 포백과 스리백 등 전술의 종류에 상관없이 놀라운 완성도를 보이는 수비에서 시작되는 역습은 그리스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그리스식 토탈사커'라고 말할 정도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그리스는 수비가 공격으로 공격이 수비로 변하며 상대를 괴롭힌다. 그러나 딱히 '해결사'라고 불릴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그리스의 유로 2008 우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예선 9경기에서 5골을 기록한 테오파니스 게카스의 활약에 기대가 큰 이유다. ▲ '바이킹군단' 스웨덴, 8강이 목표 스웨덴은 세대 교체에 실패한 대표적인 팀이다. 유로 2008에 출전하는 스웨덴의 평균 연령이 30.1세에 달한다는 것이 그 증거다. 바꿔 말하면 단기전에서 노장의 힘을 노린다는 말일 수도 있다. 그렇게 스웨덴은 유로 2008의 복병으로 8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스웨덴은 거친 축구를 구사한다. 북유럽의 스웨덴이 거친 축구를 하는 것이 새삼스러울리 없다. 스웨덴은 울로프 멜베리, 프레드릭 륭베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 각 포지션의 중추를 해당하는 선수들이 거치면서도 세밀한 축구를 펼쳐 상대를 압도한다. 여기에 노장의 경험이 녹아들 경우 스웨덴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태어난다. 그러나 지나치게 노장에 의존할 뿐만 아니라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너무 큰 것이 스웨덴의 고민이다. 만약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경우 스웨덴은 맥없이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 '히딩크매직' 러시아, 히딩크의 힘을 믿는다 유럽선수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팀은 러시아의 전신 소련이다. 그리고 러시아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힘을 빌어 제 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러시아의 무기는 역시 단단한 조직력이다. 히딩크 특유의 팀 장악력으로 완성된 러시아의 조직력은 화려한 스타가 없어도 자신만의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UEFA컵 우승에 빛나는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속의 비아체슬라프 말라페예프, 알렉산더 아뉴코프, 콘스탄틴 지리아노트, 안드레이 아르샤빈, 파벨 포그레브니야크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력의 반이라고 할 수 있는 안드레이 아르샤빈의 본선 2경기 결장과 파벨 포그레브니야크의 부상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유로 2008을 앞둔 러시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stylelomo@osen.co.kr 스페인(위)-러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