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또 하나의 전설이 2000이라는 숫자를 아로새겼다. 우리 히어로즈 18년차 베테랑 외야수 전준호(39)가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20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전준호는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이날 경기가 5회를 채우는 순간 전준호의 2000번째 경기도 공식경기가 됐고, 2000경기 출장도 공식 확정됐다. 지난 1991년 롯데에서 대졸신인으로 데뷔한지 18년 만에 이룬 값진 대기록이다. 27년 프로야구 역사상 첫 2000경기 출장이기도 하다. 5회를 마친 후 홈플레이트 앞으로 나온 전준호는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과 주장 송지만으로부터 차례로 꽃다발을 받았고, 한화 송진우에게도 꽃다발과 함께 축하를 받았다. 대전구장 팬들은 전준호의 이름을 연호하며 20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축하하며 함께 기뻐했다. 마산고·영남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1년 롯데에 입단한 전준호는 그해 개막전인 4월5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하며 프로무대에 화려하게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17년간 3년(1994·2000·2005)을 제외한 나머지 14년은 모두 100경기 이상 출장하는 꾸준함을 과시했다. 지난해 9월28일 광주 KIA전에서 한화 장종훈 코치가 갖고 있던 최다경기 출장기록(1950경기)을 넘어섰던 전준호는 매경기 기록을 경신하며 2000경기 고지까지 등정했다. 2000경기 동안 선발출장한 경기가 1816경기이며 대타(117경기)·대주자(40경기)·대수비(27경기)로도 출장했다. 포지션별로는 좌익수로 가장 많은 1076경기에 출장했으며 중견수(405경기)·우익수(124경기)·지명타자(211경기)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또한 2000번째 경기를 제외한 전체 출장경기의 64.7%에 해당하는 해당하는 1294경기에서 안타 1개 이상을 기록했다. 2000경기째가 된 이날 경기에서도 전준호는 첫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안타를 터뜨리며 출루에 성공했다. 전준호는 출장 기록뿐만 아니라 도루 부문에서도 빛나는 기록을 갖고 있다. 올 시즌 5개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전준호는 도루를 5개만 더 추가하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1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 2005년 8월5일 수원 현대전에서는 프로 최초 500도루를 달성한 바 있으며 현재 537도루로 이 부문에서 역대 1위를 달리고 있다. 통산 3루타도 97개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고, 개인통산 안타도 이날 경기 전까지 양준혁(삼성·2130개) 다음으로 많은 1954개를 기록 중이었다. 개인통산 2000경기 이상 출장 기록은 메이저리그에서는 3562경기에 출장한 피트 로즈(신시내티)를 포함해 총 211명이 기록 중이고, 일본프로야구에서는 3017경기에 나온 노무라 가쓰야(세이부)를 비롯해 총 38명이 기록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20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전준호에게 기념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전준호는 “2000이라는 숫자는 기록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베테랑으로서 의무감과 사명감을 갖고 한 것이 기록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았지만, 1번 타자는 원래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준호는 “올 시즌 목표로 3가지를 생각했다. 부상없이 뛰는 것과 2000경기에 출장하는 것 그리고 2000안타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제는 2000안타에 도전해 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