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쏟아지는 축하. 멋쩍은 미소의 사내는 일일이 인사와 악수로 화답했다. 프로야구에 또 하나의 대기록이 작성됐다. 우리 히어로즈 외야수 전준호가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하며 마침내 20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27년 프로야구 역사상 첫 2000경기 출장이다. 지난 1991년 롯데에서 대졸신인으로 데뷔한 전준호는 무려 18년간 톱타자라는 한 길을 걸었고, 마침내 2000경기라는 산을 가장 먼저 등정했다. 선후배들은 전준호의 2000경기 출장에 끝없는 찬사를 보냈다. 2005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1950경기로 여전히 역대 출장기록에서 2위에 랭크돼 있는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는 “내가 먼저 달성했어야 했는데”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참 대단한 기록이다. 경기출장이 그냥 보기에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무엇보다 실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기가 126게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기록이라 더욱 대단하다. 정말 축하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연속출장 기록이 615경기에서 끊긴 한화 이범호도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범호는 “2000경기는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말이 없다. 그만큼 철저하게 몸관리를 했다는 것 아닌가. 정말로 축하드린다. 2000경기를 넘어 3000경기까지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는 한화 김민재도 “2000경기는 그 자체로도 정말 본받아야 할 것이 많다. 롯데 시절부터 여러모로 본배울 것이 많은 선배였다”고 롯데 시절을 회상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 코치를 비롯해 이범호와 김민재는 전준호에게 축하인사를 건넸고, 전준호도 일일이 악수하며 화답했다. 히어로즈 선수들도 늘상 보던 대선배의 결코 새삼스럽지 않은 대기록을 축하했다. 이택근은 “야구장 안팎에서 배울 것이 많은 선배다. 특히 야구장에서 집중하시는 모습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한화 송진우로부터 2000탈삼진 희생양이 된 송지만은 “베테랑들이 이렇게 하나하나 기록을 달성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그만큼 한국프로야구가 풍성해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기뻐했다. 외국인선수 클리프 브룸바도 “평소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결과다. 앞으로도 좋은 기록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축하했다. 롯데 시절부터 전준호를 지켜봐 온 히어로즈 김응국 타격코치도 “(전)준호를 처음 봤을 때에만 하더라도 이렇게 오래 뛸 줄은 몰랐다. 그 때에는 몸이 삐쩍 말랐고, 체격도 좋지 않았다. 그런데 결국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함으로 이렇게 대기록까지 작성한 것 같다. 정말 축하할 일이다. 앞으로도 더 뛸 수 있다고 본다. 코치로서 특별히 조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향후 활약에도 기대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