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인 SK 특급 좌완 김광현(20). 그러나 마운드에 오르면 냉정한 승부사로 돌변한다. 김광현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을 데뷔 첫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지난달 13일 문학 두산전(6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 이후 2연패 탈출. 무엇보다 9연승을 기록 중인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33, 롯데)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따낸 완봉승이라 그 의미가 더욱 컸다. 1회 1사 후 김주찬의 타구에 손등을 맞는 부상을 입었으나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데뷔 첫 완봉승을 따낸 김광현은 "너무 기쁘고 박경완 선배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류현진(21, 한화)의 계보를 이을 특급 좌완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실망이 더욱 컸다. 3승 7패(방어율 3.62)에 그쳤던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와 코나미컵 아시아 시리즈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 3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최종 예선전에서 대표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하며 본선 진출을 주도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구속 향상과 낮게 깔리는 제구력. 김광현은 "지난해보다 구속이 향상됐고 낮게 제구돼 안정감이 좋아져 타자들도 많이 속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목표는 200이닝 투구. "200이닝을 던지면 자연스레 승리도 따르지 않겠냐"며 "예전에 비해 여유가 많이 생기고 많은 관중 앞에서 다소 위축되었으나 차츰 안정을 되찾아 편한 마음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진 그는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롯데 타선을 제압했다.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6⅔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에서 패했지만 그때부터 투구 밸런스가 향상됐고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성근 SK 감독은 김광현을 수훈 선수로 손꼽았다. "오늘은 누가 뭐래도 광현이가 수훈갑이다. 선발 투수가 길게 던지다보니 중간, 마무리 투수가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이런 페이스로 가다 보면 예전에 잘 나가던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9회 마무리 정대현을 투입할까 생각했으나 박경완이 '광현이의 공에 힘이 실려 있다'고 말해 끝까지 믿었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