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제네바, 이건 특파원] 성장 영화.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 장르 중 하나가 바로 주인공의 생을 그린 '성장영화' 다. 관객들은 주인공의 성공과 실패 등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서 자신의 삶은 되돌아보며 감동을 얻는다. 이같은 모습은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축구 경기도 마찬가지다. 8일(한국시간) 스타데 드 제네바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터키의 유로 2008 A조 예선 경기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맨유)에 대한 한 편의 성장영화였다고 말할 수 있다. 90분간의 경기에서 2만 9천여 관중들은 호나우두의 실패와 성공의 스토리를 모두 보았다. 이날 호나우두의 운명은 처음부터 험난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상대 왼쪽 풀백인 하칸 발타와 둔탁하게 맞부딪혔다. 이후에도 그는 발타의 터프한 수비에 걸려 특유의 돌파를 선보이지 못했다. 오른쪽에서 고전하던 호나우두는 자구책을 찾는다. 전반 중반 이후 시망과 좌우 위치를 바꾸었고 누노 고메스와 함께 순간적으로 전방에 나서기도 하며 가능성을 시험했다. 특히 전반 29분 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공간에서 호나우두는 상대 수비 세 명을 제친 후 슈팅을 날리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 자신감은 전반 37분 자신의 전매 특허인 무회전 프리킥이 골대를 맞히면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후반 들어 호나우두는 왼쪽 윙포워드로 위치를 완전히 바꾸었다. 터키의 오른쪽 풀백인 하미트 알틴톱과의 일대일에서 계속 승리하며 그는 후반 포르투갈 공격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후반 11분 알틴톱을 제친 후 슈팅을 날리며 기선을 제압하는 등 그는 상대 수비를 흔들어댔다. 결국 이렇게 사이드에서 흔들린 터키의 포백은 후반 16분 공격에 가담한 페페에게 무너지고 말았다. 4분 후 호나우두는 멋진 크로스로 골대를 맞히는 누노 고메스의 헤딩슛을 이끌어냈다. 자신에게 슈팅과 돌파 뿐만 아니라 패스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 이후 호나우두는 자신의 성장 영화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지었다. 그는 후반 종료 직전 빠른 돌파로 상대를 휘저은 후 무티뉴에게 패스해 메이렐레스의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첫 경기에서 터키의 터프한 수비를 막아내며 해피엔딩을 써낸 호나우두. 그가 앞으로 이어질 유로 2008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릴지 그의 성장 영화는 이제 시작이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