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29, 풀햄)과 이영표(31, 토튼햄)가 불안하다. 지난달 28일 파주 트레이닝센터. 소집되자마자 펼쳐진 내셔널리그 KB 국민은행과 연습경기서 설기현과 이영표는 현저히 떨어진 경기력을 보이며 이를 지켜보던 코칭스태프에게 기량에 대해 의구심을 샀다. 소속 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서 주전에서 밀려난 이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연습경기서 설기현은 제대로 볼을 잡지 못하며 자주 빼앗기는 모습을 연출했고 이영표는 예전 같이 악착같은 수비와 공격 가담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두들 한 목소리로 이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자주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면서 경기 감각이 낮아졌다고 평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요르단 땅을 밟은 이들의 몸놀림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동료들과 1주일 간 손발을 맞추면서 감각을 많이 끌어올렸던 것. 특히 설기현의 경우 훈련이 거듭될수록 크로스와 헤딩슛이 점점 좋아지고 있었고 여기에 지난달 31일 요르단을 상대로 서울서 가진 A매치 데뷔전을 성공리에 마친 이청용의 부상 회복이 더디면서 설기현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결국 설기현은 요르단과의 원정경기를 앞둔 미니게임서도 오른쪽을 책임지며 선발 출전 전망을 밝혔다. 결전의 날인 7일 밤 설기현은 이근호, 박주영과 함께 스리톱으로 전방에 포진했다. 거침없는 돌파를 기대하며 그를 내보낸 허정무 감독은 그러나 곧 선택이 옳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설기현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용형과 교체되기 전까지 공을 거의 소유하지 못하며 존재감 없는 45분을 소화했다. 왼쪽에서 박지성, 이영표와 호흡을 맞추며 돌파를 자주 시도했던 이근호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영표 또한 요르단과 홈경기 때보다는 후배 중앙 수비수들을 이끌고 더 나은 경기 내용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후반 22분 이정수(수원)와 교체됐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 경기에 나서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터라 이들의 부진이 대표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경기 후 허정무 감독은 "해외파와 국내파 구분은 없다. 컨디션과 경기력이 나쁘다면 해외파도 뺄 수 있다"며 단호히 입장을 밝히면서도 "하지만 이들에게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는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더 지켜볼 것임을 드러냈다. 설기현과 이영표가 언제 자신의 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7rhdwn@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