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생일 파티는 남의 이야기. 어머니가 끓여주신 미역국을 먹는다는 것은 언감생심에 가깝다. 8일 우리 나이로 스물 네번째 생일을 맞은 8개 구단 최연소 4번 타자 박석민(삼성)은 이날을 잊을 수 없다. 지난 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서 3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 1회 1사 1,2루서 선취점을 올리는 좌전 안타를 터트린 뒤 8회 승부의 쐐기를 박는 좌월 솔로 홈런(8호)을 작렬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타향에서 생일을 보낼 생각에 쓸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친구들과 흥겹게 생일 파티를 즐길 나이지만 프로 선수라는 특수성 때문에 엄두도 못낸다. 박석민의 생일을 위해 룸메이트 김재걸(36)이 깜짝 파티를 마련했다. 김재걸은 이날 새벽 광주 숙소 인근 편의점에서 초코파이 한 상자를 사온 뒤 초 대신 긴 성냥 2개와 짧은 성냥 4개를 꽂았다. 직접 생일 축하곡을 불러주며 사랑스런 후배의 생일을 축하했다. 대선배의 정성에 감동받은 박석민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감동이 가득한 박석민의 스물 네번째 생일. 10년이 지난 뒤에도 쉽게 잊을 수 없을 듯 하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