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진'임태훈 "쉬운 타자가 없어요"
OSEN 기자
발행 2008.06.09 07: 40

"프로 무대 잖습니까. 모두 다 상대하기 힘든 타자들입니다"
마운드서 항상 당당한 모습을 비추는 2년차 우완 임태훈(20. 두산 베어스). 지난 시즌 두산 계투진을 이끌며 7승 3패 20홀드(2위) 1세이브 방어율 2.31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 임태훈은 올 시즌에도 3승 2패 9홀드(5위) 2세이브 방어율 3.46(9일 현재)을 기록하며 계투진서 힘을 보태고 있다.
임태훈은 지난 7일 잠실 LG전서 박경수에 역전 솔로포를 허용하는 등 최근 5경기서 4⅓이닝 동안 4실점(방어율 8.31)하며 다소 주춤하고 있다. 그에 대해 임태훈은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부담도 커진 것 같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사실 임태훈은 서울고 시절 묵직한 직구보다는 완급 조절용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를 농락하던 기교파 선발투수에 더 가까웠다. 프로 입문 후 줄곧 중간 계투로 뛰고 있는 그에게 선발투수 시절의 추억을 묻자 임태훈은 "재미있는 기억이었다"라며 지난 경기들을 돌아보기도 했다.
"직구 구위가 좋아야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임태훈은 "항상 전력투구 하고자 노력 중이다.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지만 너무 큰 욕심을 부리는 일 없이 내 본연의 구위를 보여주고 싶다"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시종일관 차분한 목소리로 답변에 응한 임태훈이었으나 그의 초롱초롱한 눈빛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다음은 임태훈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7일 경기서 박경수에게 홈런을 내줬다. 올시즌 박경수를 상대로 4타수 3안타(2홈런) 2타점으로 고전하고 있는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 직구(146km)가 높게 제구되어 홈런을 내줬다. 다음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고교 시절에는 많은 이닝을 던지는 선발 투수에 가까웠던 동시에 커브나 체인지업 등 완급 조절용 변화구를 많이 던졌던 것 같다. 지금 모습과는 많이 달랐는데.
당시에는 생각했던 볼배합대로 변화구를 구사하면 경기가 풀리는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짧은 이닝을 책임지는 계투 보직에 있다. 계투진에서는 변화구보다 직구를 더욱 잘 구사해야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구를 더 완벽하게 연마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다.
-지난 2005년 4월 열린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최우수 고교야구대회서 한기주(KIA, 당시 광주 동성고)와 펼친 맞대결이 인상적이었다.
그날은 선발로 나선 것은 아니었고 몸을 풀고 있었는 데 1회에 무사 만루가 되어 갑작스럽게 등판했다. 12회까지 0-0으로 맞서다가 13회에 1점을 내주며 패한 것이 아쉬웠던 경기였다. 그날 총 168개의 공을 던졌다.
-프로 첫 선발등판이 2007년 10월 29일 한국시리즈 6차전(2-5패)이었다. 당시 4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3실점을 기록하며 패했는데.
실투 2개가 모두 홈런으로 연결된 것이 너무 아쉬웠지만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고교 시절에 선발투수로 자주 뛰어서 그런지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내 현재 임무는 계투 보직이라 그에 힘쓰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까지 상대한 타자들 중 가장 까다로운 타자를 꼽는다면.
쉬운 타자가 없다. 프로 무대서 뛰는 타자들이기 때문에 모두 다 상대하기 힘들다. 스탯을 봤을 때 내게 약한 면모를 보였던 타자라도 다음 경기에서 만났을 때는 통타당할 수 있는 법이다. 항상 전력투구하면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시즌 타자 몸 쪽으로 과감하게 구사하는 직구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배짱이 대단해 보였는데.
그 때는 상대 타자들이 나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손쉽게 던질 수 있었다. 그러나 전력 분석이 어느 정도 되어있는 현재는 공 1~2개 정도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빼는 투구를 하고 있다. 경기 경험이 쌓일 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
-책을 많이 읽는 투수로 알려져 있다. 현재도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는지.
아무래도 시즌 중이라 독서에 전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틈 날때마다 책을 읽으려 노력 중이다.
-지난 시즌 프로 무대에 함께 입성한 좌완 김광현(SK)과의 경쟁심리 같은 것은 있는가.
친한 사이라 가끔 연락한다. 경쟁 심리는 없는 편이고 서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전화 상으로도 서로 안부를 물어보면서 잘하라고 격려한다.
-올시즌 목표를 묻고 싶다. 2년 차 시즌이라 느낌이 특별할 것 같은데.
'2년차 징크스'를 이야기하는 것인가. 징크스가 효력을 발휘했는 지에 대한 것은 올 시즌이 끝난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면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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