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유형'으로 보는 8개 구단 중간 성적표
OSEN 기자
발행 2008.06.10 07: 56

[OSEN=이상학 객원기자] 프로스포츠는 결과가 중요시된다. 어떻게든 이기면 ‘장땡’이다. 그러나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 어떻게 이기느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승패유형을 바탕으로 2008년 프로야구 8개 구단을 살펴본다. 1위 SK, 38승18패-'완승은 나의 친구'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구축한 최강 군단답게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거둔 완승이 27승으로 가장 많다. 단순히 단독선두이기 때문에 완승이 많은 것도 아니다. 완승 비율이 71.1%로 역시 가장 높다. 나머지 7개 구단들의 평균 완승 비율은 56.5%밖에 되지 않는다. SK는 또 역전패도 9차례로 가장 적은데 이 가운데 7회 이후 역전패는 딱 한 차례뿐이다. 5회 이전 리드시 26승1패로 승률 96.3%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3점차 이내 승부에서 26승10패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1점차 승부에서도 8승3패로 제일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7차례 연장승부에서도 무려 6승1패. 정말 괴물 같은 팀이다. 2위 두산, 30승24패-'역전의 미러클 두산' ‘미러클 두산’은 올해에도 유효하다. 올 시즌 두산은 역전승이 13차례 있었는데 이 가운데 6차례가 7회 이후 뒤집기였다. 9회 이후 뒤집기도 3차례나 포함돼 있다. 모두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또 5회 이전까지 리드당했지만 이후 경기를 뒤집은 경우가 5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결코 호락호락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한 번도 리드하지 못하며 당한 완패도 14차례로 SK(9회) 다음으로 적다. 연장전에서는 5전 전승으로 불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선발진이 취약해 상대적으로 완승(16승)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움. 하지만 이 같은 아쉬움을 털어버릴 정도로 두산은 끈끈한 면모를 보였다. 3위 롯데, 30승25패-'QS 왕국' QS 왕국으로 대변되는 리그 최고의 선발진이 승패유형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30승 중 무려 24승이 선발승이었다. 무려 80.0%에 이르는 비율이다. 나머지 7개 구단들의 평균 선발승 비율은 61.8%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비율은 다 잡은 승리를 날려버린 불펜진만 아니었더라면 조금 더 높을 수도 있었다. 롯데는 역전패가 9차례로 SK와 함께 삼성(6회) 다음으로 적다. 그러나 문제는 7회 이후 역전패가 5차례나 있으며 이 가운데 2차례가 9회에 뒤집어진 경기였다는 점이다. 게다가 접전에서도 약했다. 3점차에서 15승19패로 약했고, 연장전에서 1승3패로 무너졌다. 초전박살이 롯데의 가장 확실한 승리로 가는 길이다. 4위 삼성, 31승28패-'역전패는 없다' 선동렬 야구의 요체는 역시 리드 점수를 지키는 야구다.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야수진 세대교체에 성공하고 있는 삼성이지만 궁극적으로 지키는 야구라는 틀은 지켜지고 있다. 역전패가 6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적으며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거둔 완승이 19차례로 두 번째로 많다. 특히 5회 이전 리드한 22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는 위력을 발휘했다. 선취점을 따낸 경기에서도 23승3패로 88.5%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KO 펀치’ 권오준-오승환이 확실히 예전 같지 않지만 권오원·정현욱이 새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한 경기도 21차례로 가장 많다. 5위 한화, 30승29패-'역전승의 드라마' 드라마는 역시 한화다. 역전승은 11차례로 리그에서 6번째로 많다. 그러나 질적으로 다르다. 11차례 중 8차례가 7회 이후 역전승이었으며 그 중 5차례는 또 9회 뒤집은 반전드라마였다. 선발투수들에게 당하다가도 마무리투수들이 나타나면 거짓말처럼 무너뜨렸다. 올해 마무리투수 불신시대는 한화가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또한, 접전 승부에서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였다. 1점차 승부에서 11승7패를 기록했는데 SK 다음으로 높은 승률이다. 1점차 승리는 가장 많다. 3점차 이내 접전 승부에서도 19승14패로 역시 SK 다음으로 잘했다. 그러나 선발승 비율이 56.7%로 두산 다음으로 적다. 선발진의 문제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6위 KIA, 27승32패-'선발승은 최고' 선발승이 돋보인다. 27승 중 19승이 선발승이다. 선발진 호투를 바탕으로 거둔 완승이 18승이나 된다. KIA는 완승 비율이 66.7%로 SK 다음으로 좋은 팀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경기를 뒤집는 능력이 떨어졌으며 역전패도 적지않았다. 역전승이 8승으로 최하위 우리 히어로즈(7승) 다음으로 좋지 못하고, 역전패는 13차례로 LG(19회)·우리(15회) 다음으로 나빴다. 1점차 승부에서도 5승9패로 미미한 성적을 낸 KIA는 3점차 이내 승부에서도 15승19패로 약했으며 연장승부에서도 1승2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부진으로 까먹은 영향이 크다. 최근 10경기에서 리드를 뺏기지 않은 완승이 5승이며 선발승도 6승이나 된다. 7위 LG, 23승37패-'선취점을 지켜라' 하위권 탈출이 쉽지 않은 LG의 현실은 승패유형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역전승이 16차례로 가장 많지만 결코 높이 평가할 수 없다. 그만큼 경기 초반 리드를 뺏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LG는 리드를 뺏기지 않고 따낸 완승이 7승으로 우리(13승)보다도 6승이나 부족하다. 물론 7회 이후 역전승 6차례는 높이 평가해야 할 부분이지만, 역전패가 17차례로 가장 많은 것이 그렇지 않은 대목이다. 1점차에서도 6승8패, 3점차에서도 15승18패로 못 미덥다. 선취점을 낸 경기에서도 13승13패. 선취점시 승률이 5할을 초과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 바로 LG다. ‘사랑해요 LG’, ‘LG 없이는 못살아’라는 응원구호는 더 이상 LG 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8위 우리, 20승36패-'역전패의 악몽' 우리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역전패들만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4위권에서 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역전패가 15차례로 LG 다음으로 많다. 더 큰 문제는 7회 이후 역전패가 무려 10차례나 되고, 이 가운데 5차례가 9회 역전패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마무리투수 부재의 탓으로만 돌리기에 팀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많다. 한 차례도 리드를 잡지 못한 채 당한 완패가 21차례로 삼성과 함께 가장 많다. 1점차(7승12패), 3점차(13승22패), 연장(1승5패) 승부에서 모두 다 약했다. 접전에 약한 건 투수교체 같은 코칭스태프 용병술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의 승계주자 실점율은 38.0%(57/150)로 삼성(38.9%·35/90) 다음으로 안 좋다. 하지만 삼성은 우리보다 표본이 훨씬 더 적다. 비슷한 표본의 SK는 승계주자 실점율이 23.2%(33/142)밖에 되지 않는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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