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MBC로부터 ‘골든 마우스’ 상을 수상했던 이문세는 “보이는 라디오가 결코 차선책이 아니다”고 말했다. 라디오와 20년간 함께 해온 그는 “본래 라디오만이 가지는 정통성에서 벗어나 비주얼에 따라가기 위해 좋지 않은 화질에 조그마한 화면의 ‘보이는 라디오’를 지향하는 것은 오히려 라디오라는 입지가 좋아지게 할 뿐”이라고 했다. TV가 발명되고 대중적이 됐을 때 많은 학자들이 ‘라디오의 종말’을 예고했다. 그러나 라디오는 청취자의 참여, 감성 자극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해 지금까지 사랑 받고 있다. 라디오가 다른 매체와 구분되는 가장 큰 메리트는 음악과 사연이다. 이는 ‘듣는’ 라디오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한 결과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많아지자 ‘보이는’ 기능까지 욕심냈고 라디오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모델이자 연기자로 활동하는 이언은 DJ로도 활동한다. 라디오 ‘심심타파’를 진행했던 그는 클럽에서 직접 디제잉하는 등 음악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라디오가 점점 버라이어티해지고 있다. 라디오의 예능 적인 면에 적응하지 못해 라디오에서 잘렸다”고 털어놨다. “나중에 정말 기회가 된다면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좋은 노래 소개해 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 보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는 변함이 없다. 보는 게 중요해 진만큼 출연진도 화려해지고 게스트들이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재치 있는 입담과 해박한 음악적 지식을 갖춘 사람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게스트로 사랑 받는다. 곧 TV스타와 라디오스타 구분 없이 TV스타가 곧 라디오 스타다. 라디오의 진행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 출연진끼리 웃고 떠드는 경우가 많다. 게스트들이 많아서 어수선한 건 물론이고 보지 않으면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연출되지만 DJ는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결국 청취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전하던 라디오는 기술적으로 진보했지만 그 색깔은 빛을 바라고 말았다. 라디오는 TV와 다를 게 없고 청취자들은 라디오에 동화될 수 없다. ‘보이는 라디오’의 장점이라고는 좋아하는 스타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그들이 진행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라디오 스타’로 군림했던 밤의 DJ 유희열, 성시경, 신해철, 이소라, 낮의 DJ 강석, 김혜영, 최유라, 노사연 등은 ‘보리는 라디오’ 없이도 청취자들을 사로잡았다.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라디오를 살리기 위해서는 “음악이면 음악, 정보면 정보 각 전문성을 살리는 차별화로 정통성을 살려나가야 한다”는 이문세의 말에 통감한다. miru@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