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에 나오는 게 구원투수다. 한국영화 침체기에는 천만 관객 감독들이 대거 스크린으로 복귀, 이들의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포문은 '실미도' 강우석 감독이 연다. 19일 개봉하는 설경구 정재영 주연의 마초 액션 '강철중'이다. 강 감독이 "내가 가장 자신있는 종류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며 흥행을 호언장담하고 있다. 그럴만도 한 것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공공의 적' 후속편으로 강 감독이 '투캅스' 이후 늘 관객을 몰고 다녔던 코미디와 액션의 절묘한 조화를 선보인 작품이다. 강 감독은 2003년 역시 설경구 정재영 주연의 '실미도'로 한국영화 사상 최초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장본인이다. 할리우드 블록버터스의 공세가 그 어느 때보다 매서운 요즘, 천만 관객 감독 가운데 선봉장으로 나섰다. 그리고 7월, 1200만 관객을 웃고 울린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돌아온다. 조선시대를 떠나 이번에는 베트남 전쟁의 현장으로 찾아갔다. 1971년 베트남, 남편을 찾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으로 뛰어든 여성 순이(수애 분)의 이야기를 그린 '님은 먼곳에'다. 수애는 이 감독 작품의 첫 여자 주인공으로 낙점돼 성숙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여기에 이 감독의 페르소나인 정진영, 충무로 기대주 정경호, 카리스마 엄포스 엄태웅까지 가세해 올 여름 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마지막 주자는 2006년 괴물로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 1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이다. 군에서 조기 전역후 첫 작품을 찍는 원빈과 '전원일기'의 김혜자를 주연으로 한 '마더'를 내놓는다. 원빈도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 관객의 맛을 본 톱스타다. 스크린 나들이가 뜸했던 김혜자는 '마요네즈'를 선보인 뒤 무려 9년만에 영화를 찍는다. 올 9월 크랭크인 예정. 살인사건에 휘말린 아들의 누명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정을 그린다. '살인의 추억' '괴물' 등에서 흥행과 평단의 호평,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던 봉 감독이 그동안 그의 영화에서 부각시켰던 사회 부조리에 대한 강한 비판 의식 대신에 인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이 충무로의 호기심을 잡아당기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고전했던 한국영화는 2000년대들어 늘 여름철 쌍끌이로 전환점을 삼고 반격에 나섰다. '한반도' '괴물'로 맞섰던 2006년, '화려한 휴가'와 '디워'의 2007년이 좋은 예다. 올해는 '강철중'과 '님은 먼곳에'가 키포인트다. 충무로의 간판 감독들인 강우석과 이준익이 어떤 이야기로 올 여름 관객들을 웃기고 울릴지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