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부상 악령에 떨고 있다. 지난해 내야수의 연쇄 부상으로 홍역을 겪은 삼성은 주축 타자와 불펜 핵심 요원들이 대거 전력에서 빠졌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에이스 배영수(27)의 복귀 등 부상 선수들의 합류에 올 시즌 기대를 걸었으나 복귀보다 이탈 선수가 늘어나 한숨만 나올 뿐. 지난 시즌 홈런-타점 1위를 차지한 심정수(33)가 목디스크와 무릎 부상으로 독일에서 수술 후 재활 훈련 중이며 어깨 수술을 받았던 조동찬(25)은 통증이 재발했다. 지난달 28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홈을 파고 들다 상대 포수와 충돌해 오른쪽 무릎을 다쳤던 팀내 타격 1위 박한이(29)는 1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지난 12일 대구 한화전에 앞서 "박한이의 부상이 오래 갈 것 같다. 눈에 보이면 쓸 것 같아 아예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푸념했다. 이어 선 감독은 "박석민이 1루수를 맡고 조동찬이 3루수로 나서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조동찬은 부상 때문에 올 시즌 어려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부상 악령은 타자 뿐만 아니라 마운드까지 퍼졌다. 2005, 200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쌍권총' 권오준(28)-권혁(25)은 각각 허리와 어깨 통증으로 재활군에 머무르고 있다. 탄탄한 마운드를 발판 삼아 이른바 '지키는 야구'를 추구하는 삼성은 선발진의 연쇄 붕괴 속에서 불펜진까지 무너지니 답답할 노릇. 이번 달 5할 승률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12일까지 2승 7패로 턱없이 모자란다. 선 감독은 "투수가 안정되면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으나 마운드가 안 되니 어렵다"고 털어 놓았다. "올 시즌에는 부상 선수들이 너무 많아.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더 심해". 선 감독의 답답한 속내가 묻어나는 한 마디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