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던 경기였다. 최고의 골키퍼 이탈리아 진루이지 부폰은 종료 10분을 남겨 놓고 페널티킥을 막아냈고 루마니아 보르단 로본트 골키퍼는 온 몸으로 이탈리아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1승이 절실한 이탈리아는 14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유로 2008 C조 2차전 루마니아와의 경기서 총공세를 펼쳤지만 로본트 골키퍼의 선방으로 1-1로 비겼다. 또한 이탈리아는 후반 36분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패배가 눈 앞에 오는 듯 했지만 부폰 골키퍼의 선견지명으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승점 1점 획득에 그친 이탈리아(1무 1패)는 8강 진출을 위해 남은 프랑스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둔 후 남은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루마니아는 2무가 됐다. 경기 시작부터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에 0-3 패배를 기록해 분위기 쇄신을 위해 새로운 선수를 투입했다. 그는 바로 델 피에로. 경험이 많은 그는 전반 5분 만에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기여했다. 파비오 그로소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까지 선보인 이탈리아는 경기 초반부터 루마니아를 몰아붙였다. 패배는 곧 8강 진출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전반 9분 델 피에로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들어가지 못했지만 이탈리아는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빗장수비는 없어지고 네덜란드전에서 불안했던 수비를 계속 보여주며 루마니아 아드리안 무토에게 침투를 허용, 왼발 중거리슈팅까지 허락했다. 이후 이탈리아 수비진은 다시 루미니아에 득점 찬스를 내주며 위기를 자처했고 루마니아가 시도한 프리킥이 이탈리아 수비수 크리스티안 파누치의 발에 의해 방향이 바뀌면서 골대 왼쪽을 맞고 나오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자책골을 들어갈 뻔 한 순간이었다. 두 팀의 공방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탈리아가 문전을 위협하면 루마니아는 다소 먼 거리서 중거리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리는 양상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루마니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이탈리아는 시모네 페로나, 루카 토니의 연속 슛으로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키퍼 로본트의 손에 막혔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에 이탈리아는 토니의 머리를 이용해 골망을 흔들었으나 선심의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소득 없이 전반을 마쳤다. 무투는 후반 8분 오랜만에 공을 잡아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루마니아도 후반 들어 공격에서 기지개를 폈다. 하지만 그의 이번 슈팅은 결과적으로 골을 위한 연습이 됐다. 후반 9분 곧바로 무투는 잠브로타의 실책성 헤딩 패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밀어 넣어 파상공세를 펼친 이탈리아보다 먼저 골을 넣었다. 그러나 루마니아의 기쁨은 잠시였다. '우승후보' 이탈리아는 1분 후 동점골을 넣으며 지옥에서 금방 헤어 나왔다. 파누치가 문전 혼전상황에서 골대 안으로 밀어 넣은 것. 무승부보다는 승리를 원하는 이탈리아 선수들은 득점에 대한 기쁨도 잠시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을 들고 나와 경기를 진행했다. 이어 후반 29분 데로시가 넘어지면서 시도한 헤딩슛이 다시 루마니아 골키퍼의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히면서 승리는 조금씩 이탈리아에서 멀어졌다. 이탈리아는 역전골을 넣으려 했지만 오히려 파누치가 후반 36분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고 다행히 부폰 골키퍼가 방향을 잘 읽고 막아내면서 동점을 거둘 수 있다. 부폰의 손과 발은 이탈리아를 벼랑끝에서 구해냈고 반면 루마니아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경기를 비기고 말았다. 7rhdw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