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를 새롭게 하는 힘 '추클라인'
OSEN 기자
발행 2008.06.15 07: 51

[OSEN=이상학 객원기자] 올 시즌 시작 전에만 하더라도 한화는 오프시즌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다는 이유로 중위권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한화는 겨우내 마땅한 전력보강이 없었고, 오히려 구대성과 문동환이 부상으로 합류가 늦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는 기대이상으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34승30패로 4위를 마크, 틈틈이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이적생 추승우(29)와 신입 외국인선수 덕 클락(32)이 있다. 이른바 ‘추클라인’이다. 프로 7년차 추승우는 올 시즌 가장 극적인 반전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직후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오갈데 없는 신세였던 추승우는 ‘재활공장장’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고 몸을 만들어 한화에 입단했다. 연봉은 2500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연봉 대비 활약상이 가장 뛰어난 선수로 급반전했다. 58경기에서 157타수 48안타로 타율 3할6리를 마크하고 있다. 발도 빨라 도루도 10개나 해냈고, 득점도 정확하게 30점째를 채웠다. 한화의 확실한 테이블세터로 자리 잡았다. 추승우는 “팀이 내게 원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며 출루와 상대 흔들기에 중점을 뒀다. 제이 데이비스와 제이콥 크루즈에 이어 한화에 간택받은 좌타 외야수 외국인선수 제3탄 클락도 기대이상으로 대박을 치며 한화의 멈추지 않는 시계가 됐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원래 진정한 스타는 조용히 등장하는 법이었다. 올 시즌 63경기에서 238타수 74안타, 타율 3할1푼1리·15홈런·47타점·64득점·17도루로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장타도 펑펑 터뜨리며 장타율 부문 3위(0.588)에도 랭크돼 있다. 꾸준한 출루와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한 시즌 최다득점을 노리고 있다.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은 1999년 삼성 이승엽이 기록한 128득점. 올 시즌 클락은 약 125득점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추승우와 클락의 가세로 한화가 가장 달라진 부분은 주루다. 지난해 한화는 팀 도루가 48개로 이 부문 최하위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다르다. 이제 막 페넌트레이스의 반환점을 돌았지만 벌써 54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도루성공률은 81.8%로 리그 유일의 8할대를 유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클락과 추승우가 27도루를 합작했다. 도루실패는 도합 3개뿐이다. 두 선수의 가세로 나머지 선수들도 뛰는 야구에 영향을 받고 달리고 있다는 것이 더욱 긍정적이다. 김인식 감독도 “그동안 뛰는 야구를 하기 싫어서 안 한 것이 아니다. 뛸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추승우와 클락이 잘해주고 있다”며 흡족하게 말했다. 두 선수 모두 그린라이트다. 추승우와 클락은 수비에서도 더없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화 외야는 타격도 문제였지만 수비도 꽤 허술했다. 고동진을 제외하면 대체로 수비범위가 좁았다. 하지만 추승우와 클락은 빠른 발과 거침없는 다이빙으로 외야를 하나의 무대로 만들고 있다. 클락은 중견수로서 외야수비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주고 있고 추승우도 생애 첫 외야수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빠른 적응력으로 우익수와 좌익수를 오가며 외야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 한화가 리그 최소실책팀으로 거듭나는 등 수비가 한층 끈끈해진 것도 두 선수의 영향이 크다. 한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빠릿빠릿한’ 플레이를 추승우와 클락을 통해 실컷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두 선수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에는 코칭스태프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 추승우는 “코칭스태프에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팀 분위기가 워낙 좋다. 장종훈 타격코치님께서도 타격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클락도 “한화는 정말 좋은 팀이다. 이런 팀에 온 것이 내게는 행운이다. 감독이 믿고 있고 타격코치도 의지가 된다”고 거들었다. 김인식 감독도 추승우에 대해 “이상한 플레이로 알게 모르게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웃었고, 클락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순둥이”라며 실력만큼이나 인성을 높이 평가했다. 덤으로 두 선수 모두 조각 같은 마스크와 모델 같은 몸매도 지녔다. ‘추클라인’이라는 브랜드를 내도 괜찮을 정도. 추승우와 클락의 존재는 이제 홈런만큼 한화 야구를 보는 즐거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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