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뿔' 기태영, 데뷔 10년 연기 인생 전환점 맞다
OSEN 기자
발행 2008.06.15 08: 21

연예인의 인기란 한번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는다. 사람들 반응이 온다 싶으면 연예인들은 활동에 박차를 가해야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데뷔 11년차 배우 기태영(30)은 뜰 것 같으면 잠잠하고, 인기를 끌 것 같으면 조용하고,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기하면서 “‘타이밍’ 한 번 못 맞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연기력이 떨어지는 것도 얼굴이 못난 것도 아닌데 뜨지 못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경쟁 치열한 연예계… ‘내 길이 아니구나’란 생각도
기태영은 지난 10여 년 동안 4편의 장편 드라마에 출연했다.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해 ‘학교’ ‘카이스트’ ‘하얀거탑’ ‘엄마가 뿔났다’에 출연했다. 10년 연기한 사람치고는 출연작이 많지 않다.
단막 ‘어른들은 몰라요’를 제외하면 ‘학교 2’가 사실상 그의 데뷔작이다. 청춘 스타들을 쏟아낸 이 작품에서 기태영은 주인공 ‘유신화’로 출연했고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후 ‘카이스트’에 출연했지만 이후 활동을 쉬었다. 당시 소속사도 없이 혼자 활동했고 다른 사람의 배역을 채 갈만큼 제 이익을 위해 약게 행동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소속사 있는 친구들은 체계적으로 경쟁에 뛰어 드는데 나는 경쟁하는 게 쉽지 않았다. 장애물이 많았다.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했는데 신인이면서도 정극만 고집해 쇼오락 프로그램 섭외 들어와도 안하고, 캐릭터 마음에 안 들면 안했다. 그러다 보니 오래 쉬게 됐고 맥이 끊어졌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일을 잘 못하고 제 생각만 할 만큼 약지도 못했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또래 동료 배우들을 보면 그렇지 못한 자신과 비교하며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란 생각에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다고 한다.
군 제대후 제2의 연기인생 ‘기다리면 기회는 온다’
그렇게 활동을 쉬던 기태영은 군대를 갔다. 제대 후 브로딘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해 체계적으로 연기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제2의 연기 인생 시작이다
“혼자 끙끙 고민하면서도 기다리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기회가 왔을 때는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영화 보고 연기 연습도 했다. 배우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단 한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항상 준비했다.”
정말 그에게 기회가 왔다. 기태영은 ‘하얀거탑’에서 어리버리하고 우유부단하고 나약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용기를 낼 줄 아는 염동일 역을 맡아 10년만에 신인상을 노리기도 했다.
“예전 활동 방식에 약간 후회가 남는다. 어렸을 때 경험 쌓을 겸 많은 작품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그는 바로 후속작 ‘엄마가 뿔났다’에 뛰어 들었다. 시청률 잘나오는 이 작품에서 그는 재벌집 자제에 엘리트 교육을 받은 똑똑한 아들이지만 편견이나 권위 의식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김정현을 맡아 ‘훈남’으로 급부상했다.
“예전에는 또래 연기자들과 같이 논다는 생각으로 멋 모르고 연기했다. 요즘엔 중견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니 긴장도 되고 배우는 것도 많다. 요즘엔 일상 생활 연기가 정말 힘들다는 걸 느낀다. 기존 작품 할 때는 뚜렷한 캐릭터 특징이 있었는데 생활 연기는 각 상황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연기해야 한다. 사실적인 캐릭터긴 하지만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캐치하기 쉽지 않다”
드라마의 높은 인기 덕분에 아줌마 팬들의 아는 체에 마트에 가기 부답스럽다는 기태영, 그는 데뷔 11년 만에 배우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에는 과연 인기몰이해 스타에 한발 가까워 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iru@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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