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마정길' 탄력받는 한화 마운드
OSEN 기자
발행 2008.06.15 08: 51

[OSEN=이상학 객원기자] 올 시즌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대폭발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상위권으로 확실하게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마운드의 붕괴가 두말할나위 없는 요인이었다. 15일 현재에도 한화의 팀 방어율은 리그 전체 7위(4.57)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런 한화 마운드에도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원조 불패신화’ 구대성(38)이 원대복귀한 가운데 ‘마당쇠’ 마정길(29)이 절정의 구위를 뽐내며 한화 마운드에 단비를 뿌리고 있다. 구대성은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한 구대성은 부상을 안고 한 시즌을 치러왔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아 장고 끝에 재활 대신 수술을 택했다. 구대성은 수술 후 제대로 걸을 수 없는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정도로 재활훈련에도 강한 열의를 보였다. 5월내 복귀는 무산됐지만 6월 복귀가 현실화됐다. 김인식 감독도 시즌 전부터 문동환과 함께 구대성의 복귀시기를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삼고 있었다. 오매불망 기다린 구대성은 LG와의 잠실 3연전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경기에서 컨디션 점검차 구원등판한 구대성은 1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무실점으로 막으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이튿날에도 역시 구원등판한 구대성은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경기에서 1⅔이닝을 던져 피안타는 1개를 맞았지만 탈삼진 2개로 위력을 증명했다. 특유의 투구폼과 심드렁한 표정도 변함없었다. 김인식 감독은 “선발과 중간 보직을 놓고 고민 중이다. 더 지켜볼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구대성의 복귀만큼 한화에게 고무적인 점이 또 하나 더 있다. 독수리 군단에 희소가치가 있는 잠수함 투수 마정길의 활약이 바로 그것이다. 군제대 2년째를 맞아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한 마정길은 기대이상 구위를 뽐내며 한화 불펜의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3경기에서 42⅓이닝을 던지며 1승1세이브1홀드 방어율 2.13 WHIP 0.85 피안타율 1할7푼4리의 특급성적을 내고 있다. 빗속 추태에서 마구 아닌 마구를 뿌린 지난 4일 광주 KIA전을 제외해도 방어율 2.33 WHIP 0.85 피안타율 1할7푼7리로 언터쳐블이다. 물론 마정길의 기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없지 않다. 주로 승부가 크게 기운 상황에서 등판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점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청주 LG전부터 최근 7경기에서 14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데뷔 초부터 마당쇠로 이름을 알린 마정길은 “1~2년차 때보다 지금 구위가 더 좋다”고 자신했다. 마정길은 “볼 스피드가 붙어 자신감이 생겼다. 체력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웃었다. 올 시즌 마정길은 최고 142km까지 찍었다. 구대성의 가세와 마정길의 분전으로 한화 마운드는 선택의 여지가 보다 더 넓어졌다. 구대성은 선발로도 활용이 가능하며 마정길은 당장 승리계투조에 넣어도 무방하다. 아직 팀 방어율은 하위권이지만 조금씩 긴 터널에서 벗어나 빛을 확인하고 탄력받기 시작한 한화 마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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