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사상 처음 벌어진 부산고 출신 메이저리거들의 맞대결에서 선후배는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선배 백차승(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기막힌 투구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추신수(26.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적시 2루타로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었다.
백차승은 15일(한국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2피안타 3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1회에만 3실점하며 부진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6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준채 상대한 모든 타자를 잡아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추신수는 1회말 1사 1,2루에서 백차승을 상대로 우익선상을 꿰뚫는 2루타를 작렬했다. 하지만 나머지 두 타석에선 범타와 삼진으로 선배가 설욕했다.
이날 백차승은 초반 진땀을 흘렸다. 1회말 선두 그래디 사이즈모어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제이미 캐롤을 유격수 내야 플라이로 잡았으나 사이즈모어의 2루 도루를 허용했고, 벤 프란시스코 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1사 1,2루.
백차승은 상대 4번타자 라이언 가코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한 뒤 추신수와 만났다. 볼-파울-볼-볼-파울-파울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승부는 7구째 92마일 몸쪽 직구를 추신수가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당기면서 1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추신수의 타구는 몸을 던진 1루수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글러브를 지나 우측 펜스까지 굴러갔다.
백차승은 후속 자니 페랄타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2사를 잡았으나 순간 3루 주자 가코가 홈을 밟아 0-3. 마지막 타자 케이시 블레이크를 중견수 깊숙한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백차승은 어렵게 첫 이닝을 마감했다.
그러나 2회부터 백차승은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2사 후 사이즈모어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캐롤을 유격수 직선타로 가볍게 처리한 후 3회부터 '삼자범퇴 행진'을 시작했다. 3회말 프란시스코와 가코를 중견수 플라이로 내리 처리한 백차승은 좌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4회에도 백차승은 페랄타, 블레이크, 구티에레스를 모두 범타처리한 뒤 5회 역시 3타자를 한꺼번에 아웃으로 연결시켰다. 특히 첫 타자 켈리 쇼팍과 마지막 타자 캐롤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6회에도 백차승은 거침 없었다. 프란시스코와 가코를 연속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후 3번째 만난 추신수를 볼카운트 2-1에서 5구째 80마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 역시 백차승은 빛났다. 페랄타를 좌익수 플라이, 블레이크를 중견수 플라이, 구티에레스를 3루땅볼로 처리하고 클리블랜드 타선을 틀어막았다.
백차승의 투구수가 110개(스트라이크 68개)에 이르자 버드 블랙 감독은 8회부터 투수 교체를 단행, 백차승은 시즌 2번째 QS를 아로새기고 이날 등판을 마감했다. 탈삼진과 볼넷 각각 3개를 기록한 백차승의 시즌 방어율은 4.84(종전 5.01)로 낮아졌다.
샌디에이고는 2-3으로 끌려가던 8회초 조디 개럿의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어 백차승은 패전 위기를 면했다.
추신수는 백차승에 이어 투입된 히스 벨을 상대로 9회말 한 번 더 타석에 들으섰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기록은 4타수 1안타 1타점. 타율은 3할2푼4리에서 3할1푼6리로 낮아졌다.
샌디에이고는 연장 10회초 토니 클락의 밀어내기 볼넷과 케빈 쿠즈마노프의 중월 만루홈런으로 5점을 얻어 8-3으로 역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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