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신인왕 레이스 중간점검
OSEN 기자
발행 2008.06.17 07: 48

[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8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전체 일정의 50.2%를 소화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팀 순위를 비롯해 개인 순위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요즘이다. 시즌 전 청운의 꿈을 안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신인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저마다 꿈과 목표를 갖고 시작했지만 프로무대는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 자연스럽게 신인왕 레이스 구도도 중고신인들에게로 기울고 있다. 신인왕 레이스를 중간점검한다. 삼성 최형우-'내가 영순위' 마쓰이 히데키를 연상시키는 외모에서부터 풋풋한 신인과는 거리가 멀다. 만 스물다섯의 최형우는 인생이 쓴맛이 무엇인지 잘 아는 베테랑 아닌 베테랑이다. 지난 2002년 2차 6번으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벌써 연차가 7년차다. 경찰청 입대 전 삼성에서 퇴출되는 비운을 맛본 최형우는 입대 후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 타격에 전념하며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5시즌·60타석을 넘기지 않아 신인왕 자격을 갖췄다. 65경기 모두 출장한 최형우는 타율 2할6푼2리·10홈런·38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도 0.477. 삼성 팀 내에서 홈런·타점·장타율 모두 1위다. 규정타석에 11타석에 모자라지만 곧 장내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페이스가 좋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특히 야수에게 홈런이라는 기록은 언제나 프리미엄이 된다. 두산 김재호-'의외의 신인왕(?)' 사실 최형우는 시즌 전에도 언급된 이름이다. 지난해 2군 리그를 평정해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김재호의 경우에는 의외의 인물이라 할 만하다. 지난 2004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호도 이미 군복무까지 다 마친 5년차다. 역대 중고신인 중 최다년차로 신인왕을 수상한 건 2003년 현대 4년차 이동학이었다. 김재호도 최형우 못지않게 경력이 꽤 된다. 입대 전에도 83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타석수가 40타석에 되지 않아 신인왕 요건을 지녔다. 김재호는 올 시즌 5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8리·1홈런·14타점·2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OPS(0.713)는 8개 구단 주전 유격수 중 SK 나주환(0.730) 다음으로 높다. 공격에서 공헌도가 높은 것이다. 다만 7개의 실책에서 나타나듯 불안한 수비가 걸림돌이다. KIA 김선빈-'최단신 신인왕은 내차지' 2차 6번으로 계약금은 3000만 원. 김선빈에게 건 기대가 그의 키처럼 얼마나 크지 않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프로야구 역대 최단신(164cm)으로 화제를 일으킨 김선빈은 이제 매운 실력으로 당당히 신인왕 레이스에 합류했다. 전지훈련 때부터 심상치 않은 기량으로 1군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김선빈은 기어이 주전 유격수 자리까지 꿰찼다. 올 시즌 56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12타점·24득점을 기록 중이다.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기록은 크게 두드러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공수양면에서 결정적일 때 분위기를 바꾸는 플레이가 많았다는 점에서 기록 이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아직 유격수 수비는 많이 불안하지만 최장신(196cm) 최희섭과 비교되며 야구 외적으로 주목받는 신인은 더 이상 아니다. 키는 최희섭보다 32cm 작지만 팀 공헌도와 정신력은 32cm 더 크다. LG 정찬헌-'길고 짧은 것은 좀더 봐야지' 지난 2001년 한화 김태균을 끝으로 프로야구에는 타자 신인왕은 계보가 끊겼다. 그만큼 신인투수들이 득세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야수들이 뜨는 반면 투수들의 기세가 사그라들었다. 그 중에서 유일하게 신인왕 레이스에 포함된 투수가 바로 정찬헌이다. 정찬헌은 시즌 전부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지목받았다. 시범경기에서 12⅓이닝 무실점 행진으로 눈도장을 찍은 정찬헌은 시즌 초반에는 LG 불펜의 승리계투조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섰다. 그러나 선발로 전환한 뒤부터 페이스가 급하락했다. 선발 전환 전 17경기에서 2승1패2홀드 방어율 2.84로 승승장구한 정찬헌은 선발 전환 후 6경기에서 1승5패 방어율 6.82로 무너지고 말았다. 시즌 성적도 3승6패 방어율 5.01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하고 LG에서라면 기회도 많다. 희망을 버릴 필요가 없다. 한화 이희근-'9년만의 포수 신인왕을 노린다' 타자 신인왕이 지난 6년간 배출되지 않고 있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신인왕 배출 포지션이 바로 포수다. 1990년 LG 김동수, 1999년 두산 홍성흔이 유이한 포수 신인왕이다. 포수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으며 쉽게 적응하고 견딜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 한화 신인 포수 이희근이 눈에 띈다. 올 시즌 47경기에서 85타수 15안타, 타율 1할7푼6리·8타점으로 타격성적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결승타가 3개 있지만 이 가운데 1개는 몸으로 때운 것이었다. 도루저지율도 2할1푼4리로 생각보다 전혀 높지 않다. 하지만 신인 포수로서 246⅓이닝 동안 홈플레이트를 지킨 것은 높이 평가받아야 할 부분. 기록에서 보이지 않는 공이 크다. 그러나 기록이 크게 떨어져 신인왕 레이스에 가담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 모른다. 김동수와 홍성흔은 데뷔 첫 해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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